"이번 돈 봉투 사건의 몸통은 이재명 대표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4월25일 한 방송에 출연해 한 발언이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때 돈 봉투가 오갔다는 의혹에 연루된 박용수씨가 송영길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 사이의 '연결고리'라는 주장이다.
2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때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이었던 박씨는 돈 봉투 사건에서 자금을 댄 스폰서로 지목된 김모씨로부터 수천만원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씨가 검찰 조사에서 이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해 송 전 대표 측에 정치자금을 건넨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최고위원이 박씨와 이 대표를 연관 지은 이유는 박씨가 2014년 11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성남시 행정기획조정실 행정지원과 비서관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있던 시기다.
당시 행정지원과에는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과 장형철 전 경기연구원 경영부원장, 이 대표 아내 김혜경씨 '법인 카드 유용 의혹'에 연루된 배소현씨도 있었다. 이 대표 수행비서 출신으로, 과거 조직폭력배가 연루된 집단폭행사건에 가담해 전과가 있는 김진욱씨도 같은 부서에서 일했다. 그는 2007년 9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벌어진 국제마피아파 등에 의한 흉기난동 집단폭행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출신인 박씨는 과거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의 팬클럽인 '정통(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에서 활동했다. 당시 이 대표와 장형철 전 부원장(정동영 보좌관 출신)도 함께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모두 '정동영계'라는 공통점이 있는 셈이다.
박씨는 2005년경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보좌진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후 성남시에서 근무했던 박씨는 2018년 송 전 대표의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동영 상임고문의 한 측근 인사의 추천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논란이 된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가 당권을 거머쥔 뒤 박씨는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임명됐다. 이후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되고 송 전 대표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박씨는 상임선대위원장실 정무조정실장을 맡았다.
송 전 대표는 당 대선 경선 때부터 이 대표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이심송심(李心宋心)'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사사오입 논란이 대표적이다.
당시 이 대표는 최종 득표율 50.29%를 기록했지만 무효표 처리를 놓고 이낙연 전 대표 측과 시비가 붙었다. 이 전 대표 측은 중도사퇴한 후보들의 득표를 무효표가 아닌 유효표로 봐야 하며, 이럴 경우 이 대표의 최종 득표율은 과반에 못미치는 49.31%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결선투표를 진행해야 했다.
그러나 송 전 대표는 당시 이낙연 전 대표 측의 이의신청을 기각하고 이재명 대표의 손을 들어줘 그를 '대선후보'로 만들어 줬다. 이후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송 전 대표는 "이런 행태는 일베(일간베스트)와 다를 바 없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2022년 6월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대표는 송 전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을 물려받아 정치 복귀에 성공했다. 송 전 대표는 당내 반발에도 서울시장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정치권에서 두 사람의 밀월관계를 의심하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민주당 한 관계자는 1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송영길이 이재명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박용수를 의원실에 채용했다는 건 전혀 넌센스"라며 "지금은 정치권에서 활동하지 않는 한 인사가 박용수를 송영길에게 추천해서 채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재명이 대선후보가 되고서 당대표 비서실에 정진상과 김용을 실무자로 소개하며 '상의는 이 두 사람하고 하라'고 했다"며 "그런데 정진상이 송영길에게 인사를 하러 오지도 않아서 박용수가 정진상을 만나 '대표를 무시하냐' 이렇게 따진 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씨는 지난달 3일 돈 봉투 의혹에 대해 "나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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