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범죄수익 260억 은닉'… 화천대유 이한성 구속적부심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씨의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구속된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가 22일 구속적부심사를 받고 있다. 결과는 하루 뒤인 23일 나올 예정이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중환자실에 입원한 김씨를 직접 조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씨의 신병마저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장동 범죄수익을 추적하는 검찰의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부장판사 최병률·원정숙·정덕수)는 이날 오후 2시16분께부터 이씨에 대한 구속적부심사를 진행 중이다. 구속적부심은 구속된 피의자가 구속의 적법성에 대해 법원에 재차 판단을 구하는 절차로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검찰은 피의자를 석방해야 한다.

이씨는 또 다른 김만배 씨의 측근인 최우향(전 쌍방울그룹 부회장) 화천대유 이사와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김씨의 지시에 따라 대장동 사업 관련 범죄수익을 수표로 인출해 보관하거나, 허위 회계처리를 통해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약 260억원 상당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씨에게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 16일 "증거인멸 우려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인 지난 18일 이씨를 불러 새벽까지 조사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왔다.

이씨는 이에 불복해 구속 5일 만인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심문 종료 후 24시간 내에 결과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23일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구속적부심은 새로운 사실이나 기존과 다른 상황이 나와야 인용될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인용되긴 어려울 것 같다"면서 "그럼에도 이씨가 구속적부심을 청구한 이유는 본인이 억울하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 13일 측근인 이씨와 최씨가 검찰에 체포되자 다음날 차량 안에서 자해를 해 일주일째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 측은 최근 법원에 '4주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진단서를 냈고, 재판부는 앞서 16일, 19일 재판을 연기한 데 이어 오는 23일 재판 기일도 취소했다. 다음 재판 기일은 지정하지 않았다.

김씨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은 이달 26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2주간 법원 동계 휴정기를 갖는 만큼 올해 대장동 재판은 내년 1월 중순께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치료 경과에 따라 재판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