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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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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HSSHVILI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20/12/1275439/

 

우연히 읽은 인터뷰 기사인데

 

여교수님이고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독일 대문호 괴테 전문가였다고 하고, 은퇴하고는 지방에서 괴테 마을까지 만드셨다는데

 

독서 관련 멋진 말씀을 해주신 게 있어 공유합니다

 

전영애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를 그의 거처인 경기 여주시 강천면 걸은리 여백서원에서 최근 만났다. 독일문학 연구에 평생을 헌신한 전 교수는 현재 경기도 여주에 `괴테 마을`을 조성 중이다. [김유태 기자]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로 잘 알려진 '파우스트'의 유명한 문장을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로 수정하셨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문이죠. 지향이 있다면 방황하지 않아야 하고, 방황한다는 건 지향이 없어야 하는데, 상호 모순되니까요. 하지만 저 문장이 괴테가 파악한 진짜 인간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인간은 의식하든 안 하든 마음에 솟구치는 것이 있고 그러므로 어딘가로 가고 있는 중인 존재입니다. 그래서 흔들리죠.

―아끼는 또 다른 문장이 있으신가요.

▷'어두운 충동에 사로잡힌 선한 인간은 바른 길을 잘 의식하고 있다.' 역시 비문이죠. 선한 사람과 어두운 충동은 양립할 수 없고, 또 문제적 인간이 바른 길을 의식한다는 판단도 이상하니까요. 번역의 매끄러움보다는 인간을 정확히 바라보려는 문장입니다.

▷한 사람의 서재는 하나의 도서관이지만 진정 빛나는 도서관은 책을 읽은 독자의 정신 그 자체입니다. 전 언제나 연구의 보답을 과하게 받았습니다. 문학의 언어는 모든 언어 중 가장 공들인 언어이고, 문학을 공부한다는 건 인간의 최고 언어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었습니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연구 자체가 힘들진 않았어요. 힘든 건 사람이죠. 그때 생각이 나네요. 한때는 연구실에 중앙난방이 안 돼서 난로 하나 켜고 공부하느라 집에 못 가던 때가 있었어요. 곁불을 쬐며 책 보는데 무슨 냄새가 나서 보니 뜨거워서 물집이 잔뜩이더라구요(웃음). 참 바보에 멍텅구리로 그렇게 평생을 살았습니다. 힘들다고 절망하진 않았지만

―마지막 질문입니다.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고 하셨어요. 그렇다면 지금도 방황 중이십니까.
▷그럼요. 보이지 않나요? 저 지금도 헤매고 있잖아요(웃음). 삶의 매 순간이 방황이었고 번민이었습니다. 지금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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