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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간론파 제로> 상권챕터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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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정

마츠다군의 등을 타고 넘어온 소리는 어딘가 애절한 울림이어서, 그걸 들은 저는 무척 곤란해지고야 말았습니다. [에, 에에, 그러니까, 그건......내 가슴이 두근두근거리는 정도로 추측해보면......]

 

- 이라고 제가 변명하듯이 말하자,

 

[그럼, 매일 나와 만나면 두근거리지 않는다는 건가.....]

 

[아, 아니, 다르다니까! 그런 게 아니라, ]

 

[애초에, 나와 너는 바로 어제 만났었을터다.]

 

[......에, 그런 거야?!]

 

[역시 잊어버리고 있었나......] 마츠다군은 낙담한 듯 등을 둥글게 굽힙니다. [나만큼은 기억할 수 있다고 말한 건 거짓말이었던거네.....]

 

[자, 잠깐 기다려! 금방 다시 기억해낼테니까!] 저는 많이 당황해서 노트를 뒤져서, 씹어먹을 기세로 단에서 단까지 다시 읽었습니다. 하지만 어디를 찾아보아도 어제도 마츠다군을 만났다는 기억 같은건, 달각달각탁

 

어라, 시선을 위로 돌리자, 마츠다 군의 모습은 이미 어디에도 없습니다.

 

[.......칫!]

 

당했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습니다. 아 - 아, 이제 정말로 자는 수 밖에 없습니다. 뭐 그것도 나쁘지 않지만요. 잠이 들면 적어도 꿈 속에서 일어난 일에 열중할 수 있을테고, 마츠다군이 없는 쓸쓸함에 번롱당하지 않고 끝낼 수 있는데다가, 거기다 꿈 속에서 마츠다 군과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런 기대를 가슴에 품은 채, 저는 온 얼굴에 붙어 감겨있던 코드에 섬세한 주의를 기울이며 바로누웠습니다. 강아지 마냥 베개에 남아있던 마츠다군의 냄새를 맡으며 베게에 볼을 부비부비.

 

[하우하우하우, 마츠다군의 냄새.] 라고 몸부림치며 눈을 감습니다. 시각이 셧다운되고, 다른 감각은 예민해지며, 이윽고 저의 세계는 마츠다군의 냄새만으로 넘쳐흐르 -

 

아니 그것만은 아닙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가, 저와 마츠다 군만의 세계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유난히 감정적이고 불쾌감에 넘치는 기분 나쁜 소리의 집합체. 귀에 담고 있는 사이에 흐릿한 불안이 떠오르는 것을 느낀 저는 당황해서 귀를 막았습니다.

 

'나랑은 관계 없는 걸.'

 

하지만 잠드는 방법을 잊어버리고 만 것인지 저는 좀처럼 잘 수가 없습니다. 얼른 잠들고 싶어. 잠이 들어버려서, 마츠다 군이 없는 세계를 지나쳐서, 다시 마츠다군과 만나고 싶어.

 

- 마츠다군마츠다군마츠다군마츠다군마츠다군마츠다군마츠다군마츠다군

 

이라고 저는 마츠다 군의 꿈을 꾸기를 꿈꾸면서 천천히 꿈 속으로 떨어져 내려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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