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가 오후 늦게 혼자 집을 보고 있었다. 딱히 할 일도 없어 무료해진 아이는 마침 '리카쨩 전화'가 생각나서 심심풀이로 한번 걸어보기로 했다.
리카쨩 전화라는 것은 잡지 등을 통해 익히 알려진 번호이긴 했지만, 그래도 실제 걸어보긴 처음인지라 소녀는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리카쨩. 전화를 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은 집에 있으며 곧 외출합니다. "
대화는 이것으로 끝났다. 너무 짤막한 대답에 실망한 소녀는 조금 더 이야기를 듣기 위해 다시 한번 다이얼을 돌렸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리카쨩. 지금은 외출중입니다. "
대답의 내용이 바뀐 것에 재미를 느낀 소녀는 다시 다이얼을 돌렸고, 이번에는 이런 대답이 나왔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리카쨩. 지금은 당신 집 앞에 있습니다. "
소녀는 섬뜩한 기분을 느끼고 반사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환청일까? 아니면….
창백하게 질린 그녀는 조심스럽게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밖을 쳐다보았지만, 다행히 현관에는 아무도 없었다. 소녀는 환청이었겠거니 생각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소녀가 방에 들어오자마자 힘차게 전화벨이 울렸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소녀는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조금 생각해보니 밖에 나간 어머니가 건 전화겠거니 싶어 수화기를 들었다. 그리고 나오는 목소리는…….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리카쨩. 저는 지금 당신의 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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