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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팬들의 분노가 극으로 향하고 있다. 그 대상은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다.
레비 회장은 지난 2001년 토트넘 회장으로 부임했다. 올해로 24년째다. 토트넘은 성장했다. 정확히 말해 재정적으로 성장했다. 토트넘은 엄청난 돈을 벌었다.
레비 회장은 신구장인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을 만들면서 토트넘의 새로운 도약을 추진했다. 성공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 축구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축구장은 축구 경기만 열리는 곳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세계적인 가수 비욘세, 레이디 가가 등의 콘서트가 열렸고, 큰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레비 회장은 벌어들인 돈을 선수단에 투자하지 않았다. EPL 빅클럽이라 불리는 클럽 중 토트넘 선수들은 가장 낮은 연봉을 받고 있다. 또 선수를 비싸게 팔면서도 비싼 선수를 사는 건 주저했다.
선수단에 투자를 하지 않으니 성적은 나올 수 없다. 프로 세계는 돈으로 말하는 곳이다. 돈이 없으면 성적을 내지 못하는 곳이다. 레비 회장이 경기 외적으로 돈을 버는 것에 집중하는 사이 토트넘은 우승을 잊었다.
토트넘의 마지막 1부리그 우승은 1960-61시즌, 64년 전이다. 1950-51시즌을 포함해 총 1부리그 우승 2회. 레비 회장이 온 이후 단 한 번도 리그 우승을 하지 못했다. 토트넘의 마지막 우승은 2007-08시즌 리그컵이다. 그것도 벌써 17년이나 지났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자, 토트넘 팬들이 분노하는 것이다. 올 시즌 역시 비슷하다. FA컵과 리그컵은 모두 조기 탈락했고, 리그 순위는 14위다. 우승을 기대할 수도 없는 순위다. 올 시즌 마지막 희망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다. 토트넘은 8강에 올랐고,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와 격돌한다. 하지만 지금 하락세를 보면 UEL 역시 우승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토트넘은 지난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사우스햄튼과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를 앞두고 토트넘 팬들은 집회를 열고 레비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 내용을 영국의 'BBC'가 보도했다.
이 매체는 "수많은 토트넘 팬들이 레비 회장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고, 레비 회장에게 '클럽에서 나가라'고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했다. 토트넘 팬들은 레비 회장의 우선 순위가 성공적인 축구팀을 만드는 것이 아닌 콘서트 등 대규모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이라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시위는 '체인지 포 토트넘(Change For Tottenham)' 그룹이 주도했으며, 각종 깃발과 머플러가 휘날렸다. 일부 깃발에는 '변화의 시간'이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고, 일부 머플러에는 '이제 그만, 에닉(ENIC) 아웃'이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에닉 그룹은 토트넘 대주주격은 투자 회사다. 또 '사업은 번창했지만, 축구 클럽은 파괴했다'라는 메시지도 눈에 띄었다.
시위에 참여한 토트넘 팬들은 "우리는 레비를 내보내고 싶다", "레비는 토트넘에서 나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다른 토트넘 팬들은 "비욘세가 수비수로 뛸 수 있을까", "건즈 앤 로지스를 최전방에 배치하라" 등 조롱이 섞인 목소리도 냈다.
'체인지 포 토트넘'은 "수년간 팀은 투자가 부족했다. 평생 토트넘을 지지했던 많은 팬이 클럽의 소유와 방향에 대해 소외감을 느낀다. 우리의 좌절은 레비 회장과 에닉 그룹과 관련이 있다. 그들은 재정적으로 성장했지만, 토트넘 축구는 쇠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은 "새로운 토트넘 구장은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 티켓 가격은 EPL에서 가장 비싼 편이다. 수십 년 동안 토트넘을 응원한 팬들이 시즌 티켓을 포기하거나, 일부 경기를 관람하지 못하고 있다. 또 팀의 핵심 선수에 대한 투자가 부족했고, 트로피가 없는 시즌이 이어지고 있다. 2008년부터 시작된 가뭄이 길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4/07/202504070024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