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로그인

아이디
비밀번호
ID/PW 찾기
아직 회원이 아니신가요? 회원가입 하기

오요안나, 박성호 보도국장 시절 ‥ 6+6 '징벌적 근로계약' 맺어

뉴데일리

지난해 9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사망한 고(故) 오요안나(28) MBC 기상캐스터가 근태 문제를 지적받고 6개월 단위로 사측과 계약을 갱신하는 일종의 '징벌적 근로계약'을 맺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23년 1월 말 파트장로부터 이 같은 제안을 받을 당시 오요안나는 "제가 표현도 서툴고 뭔가 빠릿빠릿하게 연락하거나 살갑게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오해를 많이 사는 것 같다"며 사실상 선후배 관계 문제를 토로한 바 있어, MBC가 오래전부터 오요안나의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요안나가 직접 녹취한 13분 분량의 대화록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2023년 1월 31일 사내 모처에서 MBC 기상재난파트장 A씨와 근로계약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녹취록에서 A씨는 "재계약을 해야 하는데 지난 1년을 보니…, 오요안나 씨가 얼마 전 라디오 방송 진행을 하지 못한 기록이 있더라. 어떻게 된 일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오요안나는 "(위장염 때문에) 구급차를 탔다"며 "길에서 그렇게 됐는데 핸드폰이 없었다. 중간에 정신이 들어서 돌아왔는데 선배님들이 '뉴스를 하면 안 된다'고 해서 바로 병원으로 갔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었다"며 "선배가 '목소리가 안 좋다고 하지 말라'고 하신 날에도 계속 토를 했었다. 그걸 약으로 누르다 보니…, 전날에 샐러드를 먹었는데 (속이) 이상하더라"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이에 A씨는 "이번이 세 번째 일"이라며 "(회사와의) 신뢰가 깨진 거 같다. 그래서 더 이상 같이 일 하기가 힘들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리랜서는 다른 것보다 약속과 신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한 A씨는 "보도국장께서는 더 강하게 말씀을 하셨지만 …, 보통 (기상캐스터) 계약 기간을 1년 단위로 하는데, 오씨의 경우는 일단 6개월씩 연장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6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우리가 같이 갈 수 있겠다는, 회사와의 신뢰를 다시 한번 쌓을 수 있는 기간으로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오요안나는 "제가 조직 관계, 선후배 관계를 잘 지키지 못한 것도 있고…, 제가 실수를 해서 선배가 대타를 갔던 적이 있다"며 제가 너무너무 큰 실례를 저지른 적이 있다. 이후 계속 사과를 하는 도중에 뭔가 마찰이 많았다. 제가 겸손하지 못하게 해 더 화가 나셨다"고 토로했다.

A씨는 "내부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우리 기자들도 항상 좋은 얼굴만 볼 수는 없다"며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 내부적으로 선후배 관계는 잘 풀면 되고, 회사와의 약속은 확실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앞으로도 그런 일(방송사고)이 있으면 제가 사유서를 받도록 하겠다"며 "좀 더 긴장감을 가지고 일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어 A씨는 "궁금한게 오씨는 기상캐스터 중 막내 아닌가? 가장 젊고, 에너지가 넘쳐야 하는 사람인데 개인적으로 무슨 문제라도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오요안나는 "제가 표현도 되게 서툴고 뭔가 빠릿빠릿하게 연락을 한다든가, 아니면 살갑게 한다든가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서 오해를 많이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기상센터 내부에서는 어떤 일인지 모르겠지만 연락이 안 된다는 것은 굉장한 데미지"라며 "(방송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무조건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재삼 당부했다.

2021년 5월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한 오요안나는 박성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이 통합뉴스룸 국장으로 재직하던 2023년부터 6개월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일하다 지난해 9월 휴대전화에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의 사망 사실이 알려진 후 MBC 측은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 부서(경영지원국 인사팀 인사 상담실, 감사국 클린센터)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며 "고인이 당시 회사에 공식적으로 고충(직장 내 괴롭힘 등)을 신고했거나, 신고가 아니더라도 책임 있는 관리자들에게 피해를 조금이라도 알렸다면 회사는 당연히 응당한 조사를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오요안나는 숨지기 두 달 전 엄마에게 전화해 "괴롭힘 사실을 선배에게 얘기했다"며 기상팀 내에서 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는 인물에게 수없이 상담을 했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가해자로 지목된 동료 기상캐스터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2/20/2025022000393.html
댓글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