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데뷔시즌 맹활약을 바탕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에 성공했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양민혁(토트넘 홋스퍼 FC)이 퀸즈 파크 레인저스 FC(QPR)로 임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알레스테어 골드 풋볼런던 기자는 29일(한국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양민혁이 오늘 임대를 통해 QPR로 이적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골드 기자는 오랫동안 토트넘 전담 기자로 일하며 내부 소식에 매우 능통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이번 임대 이적은) 18세의 어린 선수가 낮은 레벨에서 잉글랜드 축구 속도와 신체적 특성을 경험할 기회"라면서 이번 임대를 두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앞서 영국 매체 토트넘 홋스퍼 뉴스와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웹 등도 28일 "한국 출신 공격수 양민혁이 QPR 임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양민혁은 지난해 K리그1 강원FC에서 준프로 신분으로 프로 무대를 밟은 뒤 12골 6도움을 기록하며 MVP 후보에 올랐고, 시즌 베스트11과 영플레이어상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활약에 여러 유럽구단이 관심을 가졌고,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이 지난해 여름 330만파운드(약 53억원)의 이적료를 지급하고 양민혁을 품었다.
입단 발표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이달 토트넘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던 양민혁은 윌손 오도베르, 히샬리송 등 공격진의 줄부상으로 고생하던 토트넘 측 요청에 예정보다 이른 지난달 중순 영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적응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한 차례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달 초 뉴캐슬 유나이티드 FC와 2024-2025시즌 EPL 20라운드 홈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민혁의 활용 계획을 묻는 질의에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며 "단지 적응하도록 두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양민혁은 아직 어리고, 이곳에서 마주하게 될 리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에서 왔다"며 "양민혁이 빨리 정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5부 리그 구단인 탬워스 FC와의 FA컵 경기에서는 양민혁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이 됐지만, 탬워스 전에서도 명단 제외되고 말았다. 이후 양민혁은 종종 벤치에 앉아서 출전을 기다렸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이 EPL 무대에 뛸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양민혁은 마이키 무어, 윌 랭크셔 같은 다른 유망주들에게 밀렸다.
토트넘이 양민혁의 적응을 위해서 유소년 레벨에서 뛰게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토트넘 내부 정보에 능통한 폴 오 키프 기자는 양민혁의 출전이 늦어진다는 팬들의 물음에 "순전히 양민혁을 영국과 영국 축구에 적응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그는 양민혁이 토트넘 U-21 팀에서도 뛸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전력 외'로 분류된 양민혁으로서는 임대 이적이 잉글랜드 무대에 차근차근 적응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2006년생의 양민혁은 이제 고작 프로에 데뷔한 지 1년밖에 안 된 선수다. 더군다나 유럽 생활 경험은 전무하다. 아직 성인도 되지 않은 선수가 홀로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의 적응 시간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공교롭게도 토트넘은 현재 양민혁을 챙길 여유가 없다. 토트넘은 최근 프리미어리그 7경기 무승 행진에 빠져 있으며 리그 순위는 15위로 강등 위기에 놓여 있다. 이 때문에 양민혁에게 여유로운 출전 기회를 줄 수 없을 전망이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 역시 "토트넘의 1월 영입 선수인 양민혁이 오늘 QPR로 임대 이적을 앞두고 있다. 토트넘이 임대를 동의했다. 3개 구단이 관심을 보였고, 양민혁도 QPR행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곧 공식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QPR은 올 시즌 잉글랜드 2부리그 '챔피언십'에서 13위(9승11무9패)에 올라있다.
과거 박지성이 EPL에서 마지막으로 뛴 팀이며 윤석영(강원FC)도 활약한 바 있어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구단이다.
양민혁이 QPR로 임대돼 경기에 나선다면 배준호(스토크 시티 FC), 엄지성(스완지 시티 AFC) 등과 '코리안 더비'를 치르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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