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경험도 없는 완벽한 '싱글남'이 하룻밤의 실수(?)로 '비혼부(非婚父)'가 되고 말았다. 한때 사랑해서 만났지만 애당초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이 아니었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코너에 몰린 남자.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책임지겠다"고 선언했지만 아직까지 '인지(認知)신고'는 하지 않았다. 인지신고는 생부모가 혼인 외의 출생자를 '친생자'로 인정해 시·읍·면의 장에게 신고하는 절차를 말한다. 과연 이 남자는 어떤 선택을 할까.
데뷔 이래 강직하고 건강한 이미지를 구축해 온 톱스타 정우성(51)에게 최대 악재가 터졌다. 모델 문가비(35)가 몰래 낳은 아이가 자신의 '혼외자'임이 밝혀진 것. 이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정우성은 소속사를 통해 "친자가 맞다"고 인정한 뒤 "아이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문가비와 결혼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는 상황. 이 와중에 로펌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정우성과 10년간 사귄 여자 회계사가 있다"고 폭로한 지라시 글이 등장하고, 정우성이 뭇 여성들에게 'DM(Direct Message)'으로 작업(?)을 거는 SNS 대화 캡처본까지 유출되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 한 가지. 과연 정우성이 자신의 말대로 끝까지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다하려 할까?
혼인 외 관계에서 태어난 신생아가 지난해 1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출생아 20명 중 1명이 '혼외자'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비혼 출산'의 경우 친부가 책임을 다하겠다고 나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남자가 연락을 끊어버리거나, 이미 헤어진 상태라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 자식의 존재를 인정하더라도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무책임한 남성들이 부지기수. 이번 사건을 두고 "결혼은 선택"이라며 "결혼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아이를 행복하게 키울 수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으나, 이는 현실을 간과한 '이상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정우성의 현란한 '여성 편력'이 알려지면서 과연 정우성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많은 여성들과 염문(艷聞)을 뿌려 온 정우성에게 문가비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연인 중 하나였을 것이다. 정식으로 교제한 사이도 아니고, 미래를 약속한 적도 없는 여성이 낳은 아이에게 얼마만큼의 사랑을 쏟을 수 있을까.
물론 정우성이 문가비의 아이를 자신의 '친자'로 인정했기 때문에, 훗날 혼외자나 문가비가 법원에 정우성을 아버지로 인정해 달라는 '강제인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정우성이 이 사실을 공언한 이상, 친부로서의 법적 효력은 출생 시점부터 소급 적용된다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견해다. 법적으로 정우성의 '직계비속'이 된 문가비의 아이는, 성인이 될 때까지 매달 양육비를 지급받는 것은 물론 훗날 정우성의 재산을 모두 물려받을 수 있는 '1순위 상속인'이 된다.
하지만 이는 친부로서의 법적 책임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정우성이 혼외자를 '자식'으로 호적에 올리느냐 마느냐와는 별개의 문제다.
정우성이 자신의 자치구에 인지신고를 하면, 혼인 없이 태어난 이 아이는 정우성의 가족관계증명서에 자녀로 등재된다. 현행 민법 제781조 1항에 따르면 자(子)는 부(父)의 성과 본을 따르도록 돼 있어 이 아이는 정씨 성(姓) 을 얻게 된다.
반면 문가비가 출생신고를 하고 정우성이 인지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이 아이는 어머니의 성을 따라 문씨가 된다. 혼인 없이 태어난 아이가, 친부가 아닌 모친의 성을 따른다는 건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닌 자신을 키워준 모친에게 '친권'이 있는 상황. 이 아이가 자라서 호적에도 없는 '영화배우 정우성'을 자신의 아버지로 인정할 수 있을까? 학교 등에 입학해 가족관계를 설명할 때 자신 있게 "아버지가 있다"고 말하긴 힘들 것이다. 주변 어른들은 물론 친구들의 시선도 곱지 않을 것이다. 이 아이가 상상만 해도 끔찍한 학창 시절을 보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 아이는 앞으로 '혼외자'와 '비혼 가정'에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을 감당하며 살아야 한다. 정우성은 자신이 아닌, 이 아이의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결혼은 선택이라며 가볍게 치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아이가 태어난 이상, 생물학적 아버지로서 온전한 책임을 져야 한다. 말로만 책임진다고 할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문가비의 '고백' 후 정우성은 소속사의 뒤에 숨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아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선언 모두 소속사가 대신 전한 입장이다. 이 아이의 미래가 정우성의 말 한마디에 달려 있다. 힘들더라도 공개 석상에 나와 입을 열어야 한다. 진정성 있는 '일성(一聲)'이 사태를 급반전시킬 수 있다. '한류스타' 정우성의 책임감 있는 행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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