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안전자산行 … 국제 금값, 사상 처음 2700달러 돌파

국제 현물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700달러(약 370만원)를 돌파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 금값은 18일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한때 온스당 2707.84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오전 11시13분에는 전날보다 14.40달러(0.53%) 오른 2707.1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 금값은 전날 세운 최고가를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금값 강세는 미국 대통령선거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으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신와르는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인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주도해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한 인물로, 그의 사망은 중동 정세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비로소 가자 주민들이 하마스의 폭정에서 벗어날 기회가 왔다"며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소비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인하 폭이 애초 기대보다 작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지만, 금값 상승세를 꺾지는 못했다.

금은 이자가 붙지 않는 상품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고금리 환경에서는 가격이 압박받는다. 그러나 연준이 금리인하 주기를 시작한 데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매수에 대거 나선 것이 가격을 밀어 올렸다.

금값은 올해 상승률이 약 31%로, 주요 원자재 가운데 은(34%) 다음으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의 원자재 전략가 니테시 샤는 "중동 우려에 더해 매우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미국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며 "이로 인해 불확실성이 크게 발생하고 있고, 사람들은 종종 불확실한 상황에 금을 구매한다"고 분석했다.

세계 금 시장을 주도하는 런던금시장연합회(LBMA)는 최근 내년 10월에는 금 가격이 현재보다 10% 이상 오른 2941달러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 설문조사를 발표하기도 했다.

올레 한센 삭소은행 상품전략 책임자는 "이번 주 마이애미에서 나온 LBMA 여론조사에 따르면 금 가격은 내년에 3000달러 근처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은값은 그보다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