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 부진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 최고의 직장' 1위 자리도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포브스가 최근 발표한 '세계 최고의 직장' 평가 결과를 보면 삼성전자는 주요 글로벌 기업 중 3위를 차지했다.
포브스는 독일 여론기관 스태티스타와 협력해 6개 대륙 중 최소 2개 대륙에서 1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 그룹에서 근무하는 50여개국 30만명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850곳의 순위를 발표했다.
조사에 참여한 임직원은 소속 회사를 가족이나 친구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는지와 급여, 인재개발, 원격근무 옵션 등의 기준에 따라 회사를 평가했다. 조사 과정에는 기업이 관여할 수 없으며 응답자의 익명성이 보장된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 1위)와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2위)에 밀렸다.
지난해 주력인 반도체 업황 악화로 반도체 사업에서만 15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낸 데 이어 성과급에 대한 불만 등으로 7월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1969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총파업에 돌입하는 등 안팎으로 위기가 커진 데 따른 영향을 보인다.
5월 기흥사업장에서 노동자 2명이 방사선에 피폭되는 사고가 난 데 이어 인도 가전공장에서 한달째 파업이 이어지는 등 노사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3분기에도 범용 D램 부진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사업 지연 등으로 시장 기대치에 밑도는 성적표를 내자 경영진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면서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까지 냈다.
다만 포브스 조사에서 한국 기업은 물론, 아시아 기업 중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것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미국과 유럽 기업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미국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가 4위에 올랐고, BMW그룹과 델타항공, 에어버스, 이케아, 레고그룹, IBM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AI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AI 반도체 대표 기업인 엔비디아는 지난해 154위에서 올해 22위로 132계단 상승했고, 글로벌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도 534위에서 218위로 316계단 뛰었다.
반면 지난해 4위였던 애플은 11계단 하락해 15위에 그쳤고,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지난해보다 317계단 급락한 668위로 주저앉았다.
올해 조사에서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총 24곳이 선정돼 지난해 23곳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중 KB금융그룹은 지난해 48위에서 올해 11위로 37계단 상승했다. △신한금융그룹 92위 △기아 108위 △IBK기업은행 123위 △현대자동차 137위 △네이버 148위 △SK그룹 153위 △LG 171위 △셀트리온 189위 등도 명단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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