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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앙코르에 무대 난입…월클 소프라노가 망친 오페라 '토스카'

뉴데일리

독일 출신의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55)은 2016년 4월 16일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 극장에서 '토스카'를 공연했다. 그는 3막에서 주인공 카바라도시의 유명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을 열창했고, 객석에는 갈채가 계속됐다. 카우프만은 청중의 요청에 헤수스 로페즈 코보스의 지휘에 맞춰 '별은 빛나건만'을 다시 불렀다.

카바라도시의 아리아가 끝나면 경감 스폴레타가 토스카를 데리고 등장해야 했지만 당시 토스카 역을 맡은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59)는 1분이 지나도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어색해진 카우프만은 이탈리아어로 "Non abbiamo il soprano(우리에게 소프라노가 없네요)"라고 말했고, 침묵이 이어지자 관객에게 사과했다.

카우프만은 이전 공연에서도 '별은 빛나건만'으로 앙코르를 불렀다. 게오르규는 테너에 대한 찬사와 앙코르에 불만을 품고 일부러 늦게 나타났다는 후문이다. 엄청난 질투녀에 디바인 토스카와 게오르규가 겹쳐 보이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2024년 9월 8일, 2016년보다 더욱 심각한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게오르규는 이날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서울시오페라단 '토스카' 마지막 공연 중 상대 역인 테너 김재형(51)이 관객의 뜨거운 호응에 '별은 빛나건만'을 한 번 더 부르자 갑자기 무대 위에 올라 지휘자를 향해 큰 소리로 항의했다.

김재형의 첫 노래가 끝난 후 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끊이지 않았고, 일부 관객들은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는 앙코르를 원할 때 '다시'라는 뜻의 '비스(bis)'를 외치기도 했다. 김재형은 지휘자 지중배의 앙코르 신호에 두 번째 노래를 부르시 시작했다.

이때 게오르규가 무대 한쪽에 모습을 드러내 못마땅한 표정으로 노래를 중단하라는 손짓을 하는 등 격렬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게오르규는 "잠깐만요. 이건 독창회가 아니다. 나를 존중해달라(Excuse me. It is not recital. Respect me)"며 소리쳤고, 이에 몇몇 관람객은 "고 홈(집으로 돌아가라)"이라고 말했다.

게오르규는 관객에게 인사하는 커튼콜에서도 제대로 인사하지 않아 비난을 샀다. 커튼콜이 시작된 뒤 차례대로 배우들이 인사했고, 게오르규는 한참 동안 등장하지 않다 뒤늦게 올라왔지만 객석 곳곳으로부터 야유를 받자 곧바로 퇴장했다.

모든 공연이 끝난 뒤 일부 관객들은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들에게 "한국 관객을 무시한 처사다", "비싼 티켓 가격을 지불하고 왔는데 어이없고 황당하다", "게오르규가 공연을 망쳤다"고 항의하며 환불을 요청하기도 했다.

서울시오페라단을 운영하는 세종문화회관은 이날 밤 "관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게오르규 측에 강력한 항의 표시와 함께 한국 관객에 대한 사과를 요청할 계획이다"고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어 "앙코르는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즉석 결정해서 진행한 것으로 앙코르가 진행 중인 무대 위에 출연자가 등장하여 항의를 표현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이에 서울시오페라단은 해외에서 발생했던 유사한 사례들의 처리 내용을 참고해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오페라에서 공연 중 앙코르는 극의 흐름을 깨기 때문에 잘 나오지 않는다.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청중의 앙코르 요청을 무시한 후 더 이상 앙코르는 나오지 않았다. 1994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토스카' 공연을 한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3막에서 앙코르를 부르면서 이 금기는 깨졌다.

한편, 루마니아 출신의 안젤라 게오르규는 영국 런던 로열오페라 하우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프랑스 파리 오페라, 이탈리아 라 스칼라, 독일 도이체 오퍼 등 수많은 유명 극장에서 노래한 디바이다. 2001년 브누아 자코 감독의 오페라 영화 '토스카'에 출연한 이후 '토스카' 역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9/09/20240909001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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