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시청역 인근 역주행 교통사고의 원인이 '운전 미숙'이었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일 오전 수사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피의자는 차량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으나 피의자의 주장과 달리 운전 조작 미숙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차씨의 차량이 인도의 행인들을 칠 당시 시속 107㎞까지 속도가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국과수 감정 결과 가속장치·제동장치에서 기계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고 사고기록장치(EDR) 또한 정상적으로 기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EDR 분석상 제동 페달(브레이크)은 사고 발생 5.0초 전부터 사고 발생 시(0.0초)까지 작동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영상과 목격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서도 충돌 직후 잠시 보조 제동 등이 점멸하는 것 외에 주행 중에는 제동 등이 점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차씨가 사고 당시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액셀)을 밟았던 사실도 확인됐다.
액셀의 변위량은 최대 99%에서 0%까지로 차씨가 '밟았다 뗐다'를 반복한 것으로 기록됐고, 사고 당시 차씨가 신었던 오른쪽 신발 바닥에서 확인된 정형 문양이 액셀과 상호 일치한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브레이크 대신 액셀을 '밟았다 뗐다' 하듯 변위량이 99%라고 하면 '풀액셀'인 것"이라며 "마지막에 BMW 차량을 충격하고 난 후에야 브레이크를 밟은 기록이 나온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EDR 기록상) 순간적으로 두 차례 0.5초씩 액셀의 변위량이 떨어지는데, 차량 감정 결과 액셀만 밟고 있었던 것으로 나오는 것"이라며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사고가 아니라, 운전자가 브레이크와 액셀을 착각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또 경찰 관계자는 차씨가 역주행하다가 핸들을 꺾어 인도로 돌진한 이유에 대해선 "(차씨가) 주행 중 보행자 보호용 울타리(가드레일)를 충격하면 속도가 줄어들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울타리를 충격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차량이 인도로 갈 때 사람들은 못 본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못 봤다고 (진술했다)"고 답했다.
유족 전원과 피해자들은 차씨의 처벌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차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업무상 과실치사상)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차씨는 지난달 30일 '도주 우려'가 인정돼 구속됐다.
차 씨는 구속되기 전 “돌아가신 분들과 유족들께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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