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피해 지원단체를 통해 "피해자의 동의 없는 이름 노출과 비난 행위를 삼가달라"고 호소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본인에 대해 언급되는 걸 원치 않는 피해자의 의사가 존중돼 관련 영상이 삭제되길 바란다"며 "무분별한 추측으로 피해자를 상처받게 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피해자 측은 ‘나락 보관소’와 ‘판슥’ 등 유튜버를 언급하며 이들이 피해자 측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영상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나락 보관소는 최근 가해자들로 지목된 남성들의 신상정보를 공개, 판슥은 피해자의 통화 음성과 판결문을 동의 없이 공개한 바 있다.
피해자 자매는 한국성폭력상담소가 대독한 의견문에서 "피해자는 (영상을 게시한 유튜버에게) 자신의 판결문을 지워달라고 이미 요구한 바 있다"며 "나락보관소 영상은 피해자와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시민이 같이 화 내주고 분노해 줘서 감사하다”며 “이 사건이 잠깐 타올랐다가 금방 꺼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잘못된 정보와 가해자가 잘못 공개돼 2차 피해가 절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밀양 성폭행 사건은 2004년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자매를 1년간 지속적으로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이 사건을 수사한 울산지검은 가해자 중 10명(구속 7명·불구속 3명)을 기소했다.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으며, 나머지 가해자는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아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내려졌다. 전원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으면서 여론의 공분을 샀다.
한편, 한국성폭력상담소 측은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한 모금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는 "피해자가 지난 20년간의 피해로 고통과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나 품위 있는 일상을 살아가길 바란다"며 모금액은 전액 피해자의 생계비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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