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지진 안전지대'로 분류됐던 호남권에서 규모 4.8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향후 한반도 내에서 최대 규모 7.0의 강진도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전문가들은 "더 이상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며 시급한 대책 마련을 권고하고 있다.
13일 기상청·환경부 등에 따르면 전라북도 부안군에서 전날(12일)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이날 오후 7시까지 17회의 여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규모다. 여진은 앞으로 1~2일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부안 지진은 단층에 상반과 하반이 단층면을 따라 수평으로 이동하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진을 일으킨 단층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 불안이 큰 상황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단층 조사 사업도 시작 단계다. 2016년 9월 규모 5.8 경주 지진을 계기로 단층 조사 사업인 ‘한반도 단층 구조선의 조사 및 평가기술 개발사업’이 시작됐다. 평소 잦은 지진이 발생한 영남권만 겨우 끝났다.
2026년까지 목표로 한반도 중서부(수도권)와 중남부(충청권) 단층을 조사하는 2단계 조사가 진행 중이다. 3단계(호남권)와 4단계(강원권)를 거쳐 4단계 조사가 완료되는 시점은 2036년으로 예정돼 있어 당장 한반도의 정확한 단층 정보 파악은 어렵다.
학계는 한반도에서 최대 6.5~7.0 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기상청이 지진 계기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강력했던 지진인 2016년 9월 경주 지진(규모 5.8)의 63배 강하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이번 부안군 지진을 비롯해 지진이 보통 숨은 단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현재 연구비 지원 부족 등으로 지하 단층에 대한 조사가 미흡한 상황”이라며 “확인된 단층 주변을 모니터링하게 되면 지진 발생 전 일부 초기 징후들을 관찰할 수 있어 사전에 피해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피해가 큰 지진을 겪지 않아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으로 인해 관련 연구가 미흡한 상태"라며 "지진은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만큼 지진 피해 최소화와 발생 후 대처를 위한 관련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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