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황선홍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황 감독은 내달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21일 홈·26일 원정)에서 임시로 지휘봉을 잡고 축구대표팀을 이끈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27일 오후 3차 회의를 열고 3월 태국과의 2연전을 이끌 임시 사령탑으로 황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역대 축구대표팀과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겸직한 사례는 과거 허정무 감독(1999~2000년)과 핌 베어벡 감독(2006~2007년) 이후 세 번째다.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6일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을 경질한 후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 선임에 나섰다. 전력강화위원회는 21일 열린 1차 회의 때 ▲전술 역량, ▲육성 능력, ▲성과, ▲경력, ▲소통 능력, ▲리더십, ▲코칭스태프 꾸릴 능력 ▲성적 총 8가지 기준을 정하면서 정식 사령탑을 선임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전력강화위원회는 3월 태국과의 2연전이 코앞인 만큼 선수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국내파 감독을 선임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여기다 K리그 현직 감독들도 후보군에 올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자연스레 홍명보 울산HD 감독과 김기동 FC서울 감독, 김학범 제주유나이티드 감독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문제는 K리그가 내달 1일 개막하는 점이었다. 만약 전력강화위원회가 최종적으로 K리그 현직 감독을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기로 결정을 내린다면, 해당 구단은 꼼짝없이 감독을 내줘야 했다. 이에 K리그 팬들은 반발에 나섰다.
실제 ‘처용 전사(울산 서포터즈)’는 “대한축구협회의 무능력함을 규탄하고, 또 K리그 현역 감독을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하는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최근 한국 축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그 어떤 책임감도 느끼지 않고 오롯이 K리그 감독을 방패 삼아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모든 K리그 현역 감독을 선임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그들을 지켜내기 위한 그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을 것을 성명한다. K리그는 더 이상 대한축구협회의 결정대로만 따라야 하는 전유물이 아니며 팬들과 선수, 구단, 감독 모두가 만들어 낸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처용 전사’는 이후 축구회관 앞에서 트럭 시위까지 나섰다.
결국 전력강화위원회는 나흘 뒤인 24일 열린 2차 회의에서 태국과의 2연전까지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임시 사령탑을 선임하기로 노선을 바꿨다. 사실상 여론을 의식하면서 방향성을 틀은 셈이다. 이후 임시 사령탑 선임 절차에 들어갔고, 이날 3차 회의 끝에 최종적으로 황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황선홍 감독은 현재 대한축구협회 전임 지도자이고,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로 성과를 보여줬다. 국제 대회 경험과 아시아 축구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며 선임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황 감독이 겸임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지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일정상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황 감독은 당장 내달 태국과의 2연전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오는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겸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을 겸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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