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특수를 기대하기보단 조용히 지나가자는 간절한 마음이 더 큽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침체됐던 이태원 상권이 70~80%가량 회복한 모양새다. 업종에 따라 회복 속도엔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상인들은 "(참사 이후) 이태원 이미지가 많이 좋아졌다"며 "이번 핼로윈은 무난히 지나가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27일 핼로윈 데이를 앞두고 이태원을 방문한 뉴데일리 취재진은 핼로윈, 참사와 관련해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오후 3~4시 이태원 거리의 상인들은 장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이태원 참사 이후와 비교했을 때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였다. 저녁까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길거리 곳곳엔 외국인들과 이태원을 찾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장사 준비에 한창이던 클럽거리 주점의 매니저 최모(여·30)씨는 '이번 핼로윈은 어떻게 지나갈 것 같냐'는 취재원의 질문에 "작년에 불미스러운 사고가 있었던 만큼 이번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물론 가게 입장에선 매출이 올라야 좋긴 하나, 제일 중요한 것은 손님들의 안전"이라며 "매장 안으로 사람들이 너무 몰리면 가드들이 안전을 위해 제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씨는 "이태원이라고 하면 핼러윈이란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고 아쉬움을 표하며 "이미지가 핼러윈에 국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잡화점을 운영하는 박모(남·75)씨는 "올해는 정부와 서울시에서 오랜 시간 대비해 왔기에 무난히 넘어가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며 "올해엔 집중적으로 사람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고 분산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작년 참사 이후 상가 공실률이 매우 많다"면서도 "지난 여름을 기점으로 다시 이전의 분위기로 돌아온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씨는 "여전히 이태원에 대한 비극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오는 걸 꺼리는데, 하루 빨리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없어지면 좋겠다"면서 "어서 원래 이태원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더했다.
피자호프가게를 7년째 운영 중인 김모(남·45)씨는 "작년 핼러윈 참사 이후 매출이 계속 떨어져서 걱정"이라면서도 "평소 주말 만큼만 오면 좋겠고, 핼러윈 특수를 기대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사 이후 장사가 잘 안 됐던 기억이 있어서 무난히 지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핼러윈 참사와 관련한 시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매 주말마다 소음이 심한 단체들의 시위가 열린다"면서 "이태원에는 야외 장사가 많아 방해가 되고 소음 때문에 손님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정치적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며 "소상공인들도 약자인데 피해를 고스란히 입어 속상하고, 많은 분들이 이태원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오는 29일 오후 1시59분 참사 현장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4대 종교 기도회를 개최하고 서울광장 분향소까지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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