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학교 측이 공식 입장문의 일부 문구를 돌연 삭제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권선태 서이초 교장은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경찰에서 수사 중에 있지만, SNS나 인터넷 등을 통해 여러 이야기들이 사실 확인 없이 떠돌고 있다"면서 "부정확한 내용들은 고인의 죽음을 명예롭지 못하게 하며 많은 혼란을 야기하고 있어 바로잡고자 한다"고 입장문을 냈다.
이 입장문에는 고인과 관련된 '정확한 사실'이라는 6개 목록이 나열돼 있었다. 하지만 수정된 입장문에는 5개 목록만 들어있었다.
서이초가 최초 공개한 입장문은 "해당 학급에서 발생했다고 알려진 사안은 학교의 지원 하에 다음 날 마무리됐다"고 밝혔지만, 수정본에서는 해당 내용이 삭제됐다.
또한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충격에 대해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 필요한 경우, 전교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찾아 적극 지원하고자 하며, 관련 상황을 면밀히 파악한 후 다시 안내 드릴 예정이다"라는 문구도 사라졌다.
입장문 제목도 기존 '본교 교사 관련 사안 안내'에서 '본교 교사 사망 사안 관련'으로 수정됐다.
논란은 더 있다. 학교 측은 "고인의 담임 학년은 본인의 희망대로 배정된 것", "고인이 담당한 나이스 권한 관리 업무 또한 본인이 희망한 업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직 초등교사 A씨는 "신규 2년차 교사에게는 사실상 선택지가 몇 개 안 남아 어쩔 수 없이 해당 업무를 맡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고인이 선택을 강요받았을 수도 있었다는 의미다.
이어 "고인이 업무강도가 높은 1학년 담임과 올해 개편돼 마찬가지로 업무 강도가 높은 나이스 업무를 병행한 사실도 의문점"이라고 의심했다.
또 다른 현직 교사 B씨는 "학교 측은 최초 공지에서 올해 학교폭력 신고 사안이 없었다고 했으나, 최종 입장문에는 해당 학급에서 발생했다고 알려진 사안은 학교의 지원 하에 다음날 마무리됐다고 했다"며 "이 내용이 상충되는데 실제 학교폭력이나 괴롭힘 사건이 있었지만 신고만 안됐을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학교폭력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즉시 신고 사안인 만큼,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 교육위원회는 28일 오후 2시 고인의 사망원인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 교육위 전체회의 개최를 잠정 합의했다. 국민의힘은 서이초 교장의 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07/21/202307210022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