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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단편 소설) 부처 vs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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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R 청꿈직원

 

한 철학자가 있다. 그는 무종교인이지만 불교에 이끌려 있는 사람이다. 그가 불교에 빠지게 된 이유는 종교 속의 철학을 연구하면서 그 스스로가 주관적으로 깨달은 것이 기독교보다는 불교가 스스로 더 수승하지 않느냐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러기에 그의 철학적인 강연들은 자연히 불교를 띄워주고 기독교를 비교하며 반박하는 그런 강연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의 강연이 점차 유명해지기 시작하자 어느 날 그가 강연 때 마다 불교를 예찬하고 기독교를 비하한다는 말을 들은극렬한 기독교인들 수십명이 몰려와 그의 강연을 방해했다.

 

교인 1    아 당신이 그 사람이야?! 우리 기독교를 가짜니 어쩌니 하고 비난하는 사람이 당신이야?!

 

교인 2    그래! 당신이 하나님을 모독했다면서!! 뭐가 어째?!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철학자    그럼 당신들이 어디 하나님의 존재를 입증해 보시죠!

 

교인 1    우리 존재 자체가 그 분의 존재를 입증하고 있지! 이 세상 모든 것이 저절로 생겨난 줄 아나? 당신이라는 인간도 땅에서 나는 풀도 동물도, 바다와 산 모두 그분이 창조하신것이지!

 

철학자    성경에 보면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을 창조하실 때 본인의 모습을 본따서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원시인처럼 생겼습니까?! 설마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같은 원시인의 존재를 부정하지는 않겠지요?!

 

교인 1    뭐라고?! 지금 우리랑 말싸움 하자는 건가?!

  

철학자    신은 인간들이 자연재해와 질병, 모든 자연현상의 원인을 모르던 시대에 만들어낸 가상의 존재에 불과해요! 전염병과 자연재해가 하나님이 주신 시련이라고 했지만 우리는 모든 병과 자연재해의 원인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요!

 

교인 2    그래서 당신은 부처를 섬기나?! 불교라고 다를 것 같아?! 부처도 아미타불이 서방세계에 산다고 떠벌린 것을 아냐?!

 

철학자    떠벌리다니! 십일조로 연명하는 당신네들 목사님네들이랑 스님들이 같은 줄 아시오! 그럼 하나님 아들이라는 예수께선 그래서 고작 30년만 살고 가셨나?! 어?!

 

교인 1    이 놈 이거 완전 돌팔이 아니야?! 철학자더라니 가짜야 가짜! 스님들은 안 타락한 줄 알어?! 일은 안하고 사람들이 불전함에 넣는 돈으로 먹고 살면서!

 

철학자    그렇지 않은 스님들이 더 많습니다!

 

교인 2    우리도 그렇지 않은 목사님들이 더 많다구요!

 

사회자    그.... 그만들 하시죠! 왜 들 이러십니까?

 

교인 1    그만하긴 뭘 그만해! 따질 건 확실히 따져야겠어!

 

교인들이 행패를 부린다는 소식에 경찰들이 달려와 상황은 겨우 잠잠해졌다.

 

철학자    휴우..... 너무나 힘들어..

 

부인    오늘 무슨 일 있으셨어요?

 

철학자    아니에요. 너무 신경쓰지 말아요.

 

부인    당신 많이 힘들어 보이세요. 어서 주무세요. 저도 곧 자러 들어 갈게요.

 

철학자    알겠어요. 그럼 먼저 잘게요.

 

철학자는 그 날 밤 낮의 일을 잊어버리기 위해 깊은 잠에 빠지고 엄청난 꿈으로 빠져들었다.

 

철학자    여..... 여기가 어디지?!

 

그가 꿈 속에서 본 세상은 어둠 그 자체였다. 그러자 동쪽에서 환한 빛이 열렸다. 어둠속은 금새 하얀 빛을 비추었고 하늘의 모습이 드러났다. 먹장구름을 거두어 내는 그야말로 전능하고 위대한 빛이었다.

 

하늘    네가 나를 부정하였더냐.

 

철학자    누... 누구시오!

 

하늘    나를 모른다고 하다니. 네가 부정한 하나님이 바로 나다.

 

철학자    헉! 그럼 하나님이 존재했다는 말인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 권능의 목소리가 사방에 뻗치자 긴 머리를 늘어트린 사람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

 

예수    철학자여. 나를 알겠는가?

 

철학자    당.... 당신은 예수 그리스도?!

 

예수    그렇다. 나와 함께 하느님의 품으로 가는 것이 어떠한가. 나와 함께 천국으로 가자. 지금이라도 회개하여라.

 

철학자    그럼 내가 죽은 겁니까?

 

예수    글쎄..... 그건 오로지 하나님 아버지께서만이 아시겠지.

 

예수가 그를 안내하자 천국의 계단이 나타나고 하늘에서 가브리엘 천사와 함께 많은 천국의 사람들이 그를 맞이했다. 그러자 갑자기 서쪽에서 무지개빛이 열리더니 금빛을 비치는 자비로운 뭉게구름떼와 함께 비단결의 무명옷을 입은 사람들이 무리지어 몰려왔다. 그 중에서 가장 무난한 옷을 입은 사람이 외쳤다.

 

석가모니    멈추시오! 그 손 당장 놓지 못하겠소!

 

바로 석가모니였다. 그는 아라한과 보살들. 그리고 수많은 제자들고 함께 구름을 타고 나타났다. 예수는 걸음을 멈추고 석가모니와 대면했다.

 

예수    석가모니. 당신이 여기는 어쩐 일입니까?

 

석가모니    그 사람은 내 행자요. 어찌 그대가 데려가려고 하는가!

 

예수    나는 이 불쌍하고 어린 양을 천국으로 데리고가 하나님 품으로 데려가오. 그러니 어서 비키시오!

 

예수의 일갈에 석가모니는 구름 아래 손바닥을 내밀어 마치 땅을 짚듯이 힘을 주었다. 그러자 천국의 계단은 뜬구름처럼 사라지고 갑자기 어두운 빛이 비치며 땅으로 떨어지는 검은 계단이 나타났다.

 

석가모니    예수. 그대가 진정 저 철학자를 천국으로 인도하려 했다면 왜 내 마음속에는 지옥이 보이는가? 그대는 철학자에게 천국이 아닌 지옥의 맛을 보여주려고 하는가?! 저 지옥이 하나님의 품인가?

 

예수    사마리아인의 길을 막지 마시오! 주님을 믿는자에게는 구원이, 주님을 믿지 않는 자에게는 오로지 하나님의 심판이 있을 뿐이오!

 

그러자 석가모니의 아라한과 제자들이 주문을 외워 무지개색 띠를 석가모니의 무리에 감돌게 하더니 예수에게서 철학자를 뺏어오려고 했다.

 

석가모니    철학자여. 어서 이리로 오라. 그대가 있을 곳은 지옥이 아니다.

 

철학자    어...... 그렇습니까....

 

철학자는 마음이 흔들렸다. 석가모니의 돌출된 행동에 하늘에서 우렁찬 천둥소리와 함께 권능의 소리가 들려왔다.

 

하늘    석가모니! 지금 무슨 짓인가! 네가 정녕 권능의 맛을 보아야겠는가!

 

석가모니    당신이 창조주라면 숨지 말고 모습을 드러 내시오! 나는 그 어떤 억겁지옥일지라도 이겨 내겠소!

 

그러자 여호와는 모습을 사람으로 둔갑해 예수의 옆에 나타났다.

 

하늘    그래. 이제 그대의 말대로 나타났다.

 

여호와가 나타나자 석가모니의 제자인 수보리가 말했다.

 

수보리    감히 여호와께 묻습니다. 여호와께서 우리 인간을 창조하셨다면 어찌 예수께서는 창조주를 부정하면 지옥으로 간다고 하십니까?

 

하늘    말의 의미가 무엇이냐?

 

수보리    저 행자는 물론이고 여기 계시는 세존과 저의 모든 아라한들은 창조주를 부정합니다. 우리에겐 오로지 서방세계에 계시는 아미타불 뿐 입니다. 그럼 우리는 왜 지옥으로 가지 않는 것 입니까?

 

하늘    창조주가 곧 나이고 아미타불 또한 나이니라. 또한 나는 모두를 구원한다. 어찌 믿고 아니 믿고가 있단 말인가?

 

수보리    허면 창조주의 뜻을 거스른 예수는 어찌 벌을 받지 아니하는 것 입니까? 예수의 말대로라면 세존과 우리 모두 무관지옥에 갔어야 옳지 않습니까?

 

그 말에 예수가 반박하였다.

 

예수    항상 고행의 길에는 고통이 따를 뿐이오. 세상의 인간들은 나로 말미암아 하나님 아버지께 갈 뿐이오.

 

수보리    그렇다면 창조주를 모르는 사람은 어찌 하나님의 품으로 간다는 말씀이시오?

 

예수    하나님은 세상을 사랑하시는 분이오. 하나님 아버지를 믿는 자에겐 영생과 불멸이 있을 뿐이오. 내가 세상에 내려간 이유도 세상을 구원하고자 함이었소.

 

수보리    세상에 모든 자가 영생과 불멸을 얻는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세존께서도 인간의 생로병사를 보셨고 또한 나도 보았습니다. 세존께서도 그러했고 나도 그러했고 나의 동료들과 제자들도 모두 세상에 태어나 성장하고 늙어 죽었습니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이 모든 것을 창조주께서 만드신 법칙이라면 어찌 사람이 영생하고 불멸한다는 것 입니까?

 

예수    수보리. 그대와 나는 이 곳에 존재하고 있소. 그것이 영생과 불멸이 아니오? 그대는 이곳이 하나님의 성전이고 당신의 마음속에 하나님 아버지가 계심을 모른단 말이오?

 

수보리    그것은....!

 

그러자 석가모니가 나섰다.

 

석가모니    수보리야. 나서지 말거라. 내가 대신 상대하리니. 내가 말하지 않았더냐. 자비로운 마음을 가지려면 악한 자가 너를 비난하더라도 흔들려서는 아니 되니라.

 

예수는 마치 자신들이 더 우세하다는 듯이

 

예수    석가모니. 그대의 제자는 아무래도 법력이 못한 것 같군요. 수보리도 차라리 하느님 품으로 보내는 것이 어떠합니까?

 

석가모니    예수여. 나는 이 아이에게 불법을 가르쳤을 뿐 남과 싸우는 법을 가르치지 않았소. 삼라만상 모든것은 꿈과 같고 허깨비, 물거품과 같으며 이슬과 그림자, 번개와 같은 것이오. 인간의 삶도 이와 같을진데 어찌 영원 불멸하다고 하는가. 우리가 있는 이 곳도 허상에 불과한 것. 그렇다면 영생과 불멸 또한 존재할지라도 뜬구름과 같을 것이오. 극락과 천국행을 바라지 말고 마음을 비우는 것이 어떠한가? 예수 그대가 마음을 비우면 자연히 그대가 찾는 것이 올 것 이오.

 

예수    내 마음 속에는 항상 하느님이 계십니다. 나는 모든 것을 여호와께 의지했습니다. 그 분은 우리가 진실로이 말한다면 어떤 죄던 사하시오. 이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습니다. 어찌 이것이 하나님의 진실된 뜻이 아니겠습니까?

 

석가모니    사람이 죄를 지어 사망에 이르렀다면 그대는 극중죄인이 아닌가?

 

예수    음......

 

석가모니    나는 보리수하에서 득도하고자 인륜을 끊었소. 그것은 아들로써, 남편으로써, 아버지로써의 의무도 버리고 낙도의 삶을 바랬다고 할 수 있지. 허나 그대는 세상에 태어나 평생을 창조주의 말씀과 진리를 세상에 밝히려 했으나 30년을 살았고 나 역시 죄를 지었으나 80 평생을 살았으니 극중죄인은 바로 그대가 아니오?

 

예수    그렇습니다. 모든 것이 내 죄요. 나는 모든 죄를 십자가에 짊어지었습니다. 인류의 모든 죄이고 세상의 모든 죄이죠. 물론 석가모니 당신이 보이지 않는 죄까지도 말입니다. 나 하나의 희생으로 모든 세상이 구원받는다면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석가모니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를 얻는 법이지. 그대의 말이 맞소. 그러니 그대와 내가 세상을 구원하려는 뜻이 다르지 않고 여호와와 아미타불이 세상을 구하려는 뜻 또한 다르지 않소. 그러한 이유로 저 행자가 지옥으로 간다면 누가 납득하겠는가?

 

세상의 모든 현자와 천사와 성인들이 모인자리에서 이들의 논쟁을 지켜보는 철학자의 마음은 심란함과 신비로움 양면 그 자체를 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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