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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17대 1로 싸웠던 내 어린 시절

YR 청꿈직원

이거 작년에도 올렸는데 오랜만에 기억을 정확히 다듬어 다시 올려본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의 일임. 내가 살던 아파트는 8개동 500세대 아파트인데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덜 오래되어서 놀이터가 좋았고 놀이터도 3개나 되었음.

 

근데 건너편 W아파트에서 맨날 애들이 넘어와서 우리 놀이터에서 놀았거든?

그 아파트는 내가 살던 아파트보다도 10년이나 더 오래되고 놀이터 다 부셔져가는데도

보수를 전혀 안해서 종종 그 쪽 아파트에서 자주 넘어옴. 근데 그 중에서 7살 짜리 H군이 있었는데

걔는 어린나이에도 ㅅㅂ과 같은 욕을 할 정도로 상당히 호전적이야.

 

일반화인지는 모르겠지만 애들 심리가 내거 빼앗기면 배 아픈 애들이 많잖아. 그래서 우리 아파트 몇몇 애들이

걔를 못오게 하려고 몇마디 하고 혼을 좀 냈나봐. 그랬더니 혼난 걔가 자기 할머니를 데리고 와서는

자기한테 뭐라한 애들을 대신 혼내주게 하고서 잘지내라고 무마를 시켰어. 물론 우리 아파트 애들은

걔가 막 우리 아파트 넘어와서 행패도 부리고 욕도 곧잘한다고 그랬는데도 할머니니까 어쩌겠어요

우리 아파트 애들하고 잘 지내자고 밖에 더하시겠나.

 

결국 애들이 그리 혼나고 나서 분노심에 가득차서 내집으로 와 초인종 누르고 나를 불러내서는 쟤를 더 혼내줘야겠다고 날 중심으로

우루루 모이는 거임. 그런데 내가 또 1인자는 절대 안하는 성격이라서. 검도하는 6학년 형을 불러서 도와달라고

내가 옆에서 최대한 도와주겠다 이러니까 검도복에 목검까지 가지고 와서 15~17명 쯤 되는 애들이 모여서 달려감.

 

애들은 108동 밑에 꼭 길고양이 숨어 사는 것 같은 비밀 창고에서 지름 2~3CM쯤 되는 알류미늄 몽둥이에

나무 봉에 비비탄 소총에 권총 그리고 비비탄총, 보호용 글라스까지 차고 자전거 타고 완전무장(?)한 채로

우루루 한 녀석 잡겠다고 몰려가니까 마치 분위기가 안시성 전투처럼 되버림.

 

자, 이제 초등학교 6학년부터 7살까지 이루어진 혼성부대 15명의 대군이(?) W 아파트 놀이터로 몰려감.

마침 놀이터에서 우리가 공격대상으로 삼은 7살 짜리 애가 혼자 W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얘가 갑자기 우리 오는거 보고

바로 2층으로 도망감. 2층이라고 해서 그럴텐데 W 아파트 놀이터는 복층구조였거든.

 

걔가 싸울태세가 분명하니까 일단 검도하는 형이 소리치면서 항복하면 살려주겠다고 그랬음.

근데 막 걔가 ㅅㅂ에 ㄱㅅㄲ에 7살 짜리 애가 하는 욕이라고 생각 안되는 욕을 막 하면서 고함을 치는데

이제 항복 안한다는 거 알았으니까 이제 쟤를 우리는 잡아야 한다고 판단 함. 그래서 검도형이랑 머리 맞대고 생각한 것이 뭐냐.

우리 편 중에 달리기 잘하는 쌍둥이 초 2 형제가 있었는데 H 군이 방심하는 틈에

2층으로 얘 둘을 재빨리 보내서 H군의 양팔을 잡아서 체포해 끌고내려오게끔 하자 계획을 잡았어.

 

결과는 대실패. 전술했다시피 놀이터가 오래되었단 말이지. 1992년에 지어진 아파트니 놀이터도 오래됐는데

요즘 애들은 모르는 흙모래 놀이터란 말야. 그래서 2층에서 걔가 막 접근 못하게 모래를 막 양손모아 퍼서 뿌려대는데

애들이 접근을 할 수 있나. 결국 애들 2명이 2층계단을 쏜살같이 오르다가 황급히 내려왔지.

 

그래서 다시 작전을 짜는데 걔가 거의 신석기 박물관에 가면 있는 뗀석기 크기만한 돌을 투포환 던지듯이 막 멀리 던져.

물론 7살 짜리 애니까 우리 있는데까지는 안오는데 막 코앞까지 날아오니까 겁이 나거든. 그래서 조금 10걸음 물러서고

다시 항복을 권하니까 걔가 시익시익 거리는데 걔 눈이 완전 빨갛게 충혈이 되있어.

 

그러더니 "야 이 ㄱㅅㄲ들아! 니들 가만히 안 둔다" 그러더니 양팔을 360도로 막 돌리면서 이야아 소리지르며 내려오는데

그 많은 애들이 겁을 먹고 모조리 도망을 간거야. 누구는 자전거 버리고 누구는 비밀창고에서 주워온 알루미늄 파이프랑

나무 봉 버리고 황급히 도망가고 애들 다 자전거 황급히 타서 오는데 뒤를 돌아보니까 걔가 우리가 버린 파이프랑 나무봉을 막 던지면서

이야아 하면서 계속 쫒아오는 거임. 내가 "야! H온다" 이러니까 애들이 더 빨리 도망쳐서 아파트와 아파트 접경지에 딱 돌아왔어.

 

우리가 접경지에서 1자로 주욱 서 있으니까 그제서야 걔도 멈추고 한 2~3분 그리 대치하다가 서로 해산하고 돌아갔음.

난 아직도 그 때가 잊혀지지가 않는다. 아무리 애들이라지만 걔는 우리보다 더 어린데 17명 가까운 애들이 그 한명에게 졌나 하고서...

 

이후에 우리는 5대 5대 5나 그 보다 많은 수로 쪼개져서 우리 아파트 안에 있는 놀이터를 뺏고 뺏는 땅따먹기를 했는데 

종종 걔를 불러다가 200원짜리 고추맛어포(?)랑 400원짜리 매운맛 메추리알을 항상 사주고 용병으로 쓰면서 사이좋게 놀았음.

걔도 그러고 나서는 우릴 형으로 대접해주고 욕도 안하고 그러더라고.....

 

14년이 지난 때지만 그 때를 지금 생각해보면 참 재미있게 놀았음.

나 괴롭히던 반 애 두명이 나한테 시비걸러 오니까 동네 애들 10명 모아서 비비탄 총 쏘고

파이프랑 나무봉으로 들고 몰아내서 쫒아낸 적도 있고 놀이터 풀숲에 숨어있다가 다른 놀이터 애들이

자전거 타고 달려오면 와아아 소리를 지르면서 겁도 주고 그랬는데....

 

시간이 너무 흘러서 이제는 20대 중반이 된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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