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루이스 스팀슨은 2차세계대전 때 미국 전쟁성 장관(육군 담당)이었다. 그는 공화당원이었으나 민주당인 루스벨트와 트루먼 정부下에서 요직을 맡았다. 國益(국익)만 생각하는 불편부당한 자세 덕분이었다. 1945년에 그가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할 때 나이는 78세였다. 미국 지도부 인사들 중 최연장자였고, 公職(공직)경력이 가장 화려했다. 이런 권위로 해서 대통령도 그를 존중했다. 1893년에 그는 마벨 웰링턴 화이트와 결혼했다. 신혼여행을 일본 교토로 갔다. 스팀슨은 교토의 아름다움에 취했다. 일본인들의 정직과 예절에 반했다.
1945년 미국 전쟁성은 개발에 성공한 원자폭탄을 투하할 후보지를 논의하고 있었다. 1차 후보지로 추천된 곳은 히로시마, 교토, 니가타, 고쿠라였다. 이들 도시는 그때까지 폭격을 당하지 않았으며 軍 시설이 있었다. 스팀슨은 교토를 제외시켰다. 신혼여행 때의 좋은 인상이 한 이유였다. 물론 일본의 정신이 담긴 이 도시를 파괴하면 민심이 흉흉해져 戰後(전후)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 공식적인 이유였다. 원폭 투하지 선정위원회는 제외된 교토 대신에 나가사키를 집어넣었다.
1945년 8월6일 새벽 사이판 옆에 있는 티니안섬을 출발한 미군의 B-29 폭격기는 오전 8시15분 히로시마 상공에서 폭탄을 투하했다. 우라늄彈(탄)이었는데 리틀 보이라는 별명을 가졌다. 570m 상공에서 폭탄이 터졌다. 7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후유증으로 더 많이 죽었다.
8월9일 새벽, 소련이 對日(대일) 선전포고를 하고 만주를 침공하였다. 이날 오전 티니안을 이륙한 미군 B-29는 요코하마 상공에서 호위 전투기와 합류한 뒤 목표지인 北 규슈 고쿠라 상공에 도착했다. 고쿠라의 하늘은 안개와 연기에 덮여 있었다. B-29는 몇 번 상공을 선회했으나 투하 목표물을 肉眼(육안)으로 볼 수가 없었다. 기름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機長(기장)은 B-29를 대체 목표지인 나가사키로 돌렸다. 나가사키도 구름에 덮여 있었다. B-29가 마지막으로 상공을 선회하는데 구름이 갈라지면서 아래로 미쓰비시 중공업 공장이 보였다. 거기를 향해서 팻맨이란 별명을 가진 플루토늄탄을 투하했다. 약 500m 상공에서 터졌다. 오전 11시가 지난 시점이었다. 이 플루토늄탄은 폭발력이 TNT 기준으로 2만t이었다. 히로시마 原爆(원폭)보다 40% 더 강한 것이었으나 나가사키에 산이 많아 피해는 덜했다.
스팀슨의 교토 偏愛(편애)로 해서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이 나가사키인 셈이다. 히로시마와 마찬가지로 나가사키엔 한국인들도 많았다. 미국인 포로 수용소도 있었다. 이 수용소에 있던 미군포로 수백 명도 죽었다. 한 국가 지도자가 외국의 한 도시에 대하여 깊은 애착을 가졌다는 것이 수십만 명을 살리고 수십만 명을 죽인 셈이다. 스팀슨 장관은 일본이 항복한 뒤 天皇制(천황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도움을 주었다.
아름다움이 가장 큰 설득력일 때가 있다. 전란, 쿠데타 등을 거치면서도 오래 살아남은 역사적 건축물들의 공통점은 아름다움이라고 한다. 아름답기에 함부로 손을 대지 못했다는 것이다. 예외가 있는데 金泳三(김영삼) 정부가 부수어버린 옛 중앙청 건물이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무대였던 건물이었지만 그 아름다움과 역사성을 알아보지 못한 대통령에게는 설득력이 없었다. 無識(무식)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
만약 미국이 원자폭탄을 쓰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미군은 1945년 말에 일본에 상륙할 예정이었고, 소련군은 8월9일에 만주를 침공하기 시작하였다. 원폭 투하가 없었더라면 일본의 항복이 늦어져 한반도 전체가 남하하는 소련군에 점령되어 공산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原爆은 일본의 早期(조기) 항복을 불러 38선 以南(이남)을 자유지역으로 확보하도록 하였다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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