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 36년만에 고국의 품에 안기다
1962년 1월 26일. 고종의 외동 딸 덕혜옹주가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일제에 의해 강제로 일본에 끌려 간 지 정확히 36년 9개월만이다.
총명했던 12살 소녀는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정신질환을 앓는 50을 바라보는 노인이 돼 버렸다.
덕혜옹주는 고종과 귀인 양씨 사이에 난 딸로 고종의 환갑날에 태어났다. 더욱이 고종에게는 4명의 딸이 있었지만 모두 돌을 못 넘기고 죽어 덕혜옹주는 외동딸이었다. 자식이 없었던 순종과 윤비도 덕혜옹주를 친딸처럼 예뻐했다.
덕혜옹주는 총명한데다 노래와 춤등 재주가 많았다.
고종은 귀한 딸을 일본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약혼을 시도했지만 일본은 약혼하려 했던 사람의 덕수궁 출입을 막으며 방해를 했다.
고종이 1919년 갑자기 승하하자, 일본은 황족은 일본에서 교육시켜야 한다는 구실로 옹주를 강제로 일본으로 데려갔다. 감수성 강한 어린 소녀는 그렇게 내몰렸다. 당시 일본에는 이북 오빠인 영친왕도 볼모로 잡혀와 있었다.
강제로 끌려간 뒤 1930년 몽유병 증세를 보이던 옹주는 이듬해 다케유키라는 일본인과 정략 결혼 뒤에 딸 정혜를 낳았지만 병세가 악화돼 정신병원에 보내졌다.
게다가 옹주의 딸 정혜마저 1956년 결혼했지만 오래 못 가 이혼하고 유서를 남긴 채 실종돼 버렸다.
해방 후에도 이승만 대통령은 정치적인 이유로 덕혜옹주의 귀국을 허락하지 않았다.
정부가 호적을 만들어 준 것도 귀국 20년이 지난 1982년의 일이었다.
덕혜옹주는 결국 1989년 4월 21일 76세의 일기로 한 많은 인생을 하직했다.
덕혜옹주의 무덤은 남양주 홍유릉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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