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로그인

아이디
비밀번호
ID/PW 찾기
아직 회원이 아니신가요? 회원가입 하기

<1일 1상식> 024 역사를 바꾼 일대 사건, 쿼츠 파동

profile
김세정

 

시계 안 보는 사람도 있나? 인류 역사에서 정확한 시간은 늘 필수다. 농사를 언제 지어야 할지, 기차가 언제 도착할지, 내가 시킨 햄버거가 도대체 몇 시쯤에 도착하는지 등 인간은 끊임없이 '정확한 시간'을 원한다. 

 

이를 위해 시계가 만들어졌고 끊임없이 개선되어왔다. 옛날에는 부자만 시계를 쓸 수 있었다. 안에 태엽과 스프링을 넣어 소위 말하는 '기계식 시계'를 만들었는데,

작은 부품을 시계 안에 모두 넣어야 했기 때문에 말만 시계 제작이지 '노가다'나 다름없었다.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한마디로 당시 시계는 부티 나는 명품이자 '잇 아이템'이었다.

 

보통 사람은 손목시계는 상상도 하지 못했고(참고로 최초의 손목시계는 1910년대 까르띠에에서 처음 등장했다.) 광장에 있는 시계탑을 보면서 몇 시인지 대충 짐작해야 했다.

 

그렇게 비싼 가격을 주고 산 시계라도 지금 시계만큼 정확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부품들이 마모되고 고장이 났기 때문이다. '돈 낭비'수준이었지만 그래도 그 당시에는 그게 최선이었다.

 

정확한 시간을 알고 싶다는 사람들의 바람은 20세기에 들어 조금씩 빛을 보게 되었다. 1927년 캐나다 벨 연구소의 워런 메리슨이 최초의 쿼츠 시계를 만들었다. 

 

석영으로 만들어진 크리스털에 전기를 흘려보내 진동을 발생시키고, 이 진동이 전기 신호로 바뀌어 태엽에 에너지를 보내 태엽이 굴러가면서 시간을 나타내는 구조다. 

 

쿼츠 시계는 기계식 시계와 비교해보면 그다지 복잡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진동수가 훨신 높아 오차가 적었다. 가격까지 저렴하고 더 정확한 '개꿀'시계였던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크기가 너무 컸고 전력 소모도 많아 상용화되지는 못했다.

 

024-회중시계.png.jpg

<과거에는 이런 큼직한 회중시계를 썼다. 가격은 비싸고 고장도 잘 나며 시간도 잘 안 맞는 불편한 시계였다.>

 

024-쿼츠시계.png.jpg

<대표적인 쿼츠 시계 중 하나인 카시오. 쿼츠 무브먼트가 등장하면서 세상은 바뀌기 시작했다.>

 

이후 꾸준히 기술이 발달해 쿼츠 시계는 우리의 손목에 올라올 정도로 소형화되었다. 1969년 세이코가 '아스트론'이라 불린 쿼츠 시계를 내놓았는데, 당시 물가로 중형차 1대가 값 정도여서 많이 판매되진 못했다. 

 

하지만 더 정확하고 더 저렴했기 때문에 시계라는 물건에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놓기엔 충분했다.

 

1970년대 들어 일본, 홍콩, 대만의 시계 제조업체들은 쿼츠 무브먼트를 생산하고 저렴한 시계를 찍어내기 시작했다. 

 

쿼츠 시계는 숙련공이나 복잡한 부품 따위가 필요 없고 구조가 간단해 만들기 쉬웠기 때문이다. 1980년대부터 쿼츠 시계는 사람들에게 널리 사랑받았다.

 

가격이 저렴한테 굳이 안 살 이유가 있을까? 본격적으로 시계를 찍어내기 시작한 일본과 홍콩 업체의 저가 공세에 스위스 업체는 줄줄이 장사를 접었다. 가격 1만 원의 정확한 시계와 가격 수백만 원의 부정확한 시계 중에 무얼 고를지는 이미 답이 나온 것 아닌가? 덕분에 수십 년,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닌 유명 시계 브랜드도 줄줄이 망했다. 

 

오죽하면 파텍 필립이나 롤렉스 같은 유명한 기계식 시계 브랜드들도 쿼츠 시계를 만들었을까?

 

하지만 완전히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1980년대 후반부터 스와치 그룹이나 리치몬트 그룹 같은 회사들을 중심으로 기계식 시계 브랜드들이 집결했고, 기계식 시계는 다시금 '사치품'의 범주에 들게 되었다. 

 

쿼츠 파동 당시 역으로 기계식 시계에 투자했던 회사들은 시계의 이미지를 고급 스포츠카처럼 '럭셔리'로 만들었고, 이제 쿼츠 시계와 기계시계는 완전히 다른 품목이 되었다. 

 

어쨌거나 쿼츠 시계 덕분에 우리는 이제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정확한 시간을 항상 확인할 수 있다.

 

-휴대폰 만세!!!!!-

 

댓글
2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