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역침공은 "승전계획의 일부"라면서 9월에 미국에 종전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CNN, 블룸버그통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을 종합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2024 독립 포럼'에서 내달 하순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유엔총회에 참석할 계획이라면서 그곳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종전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9월 회의(유엔총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승리를 위한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미국 대통령선거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에게도 종전안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될지 모르지만, 이 계획을 실행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승전계획'을 4단계로 제시했다. 이 중 첫 번째가 이달 초 기습 공격해 전과를 올리고 있는 쿠르스크 지역 역침공이라고 했다.
그는 "4단계 계획은 쿠르스크 국경을 넘는 침공으로 시작됐고 이미 완료했다"면서 "쿠르스크 지역은 우리 승리 계획의 일부다. 누군가에겐 과도하게 야심 찬 것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매우 중요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 방향은 세계 안보구조에서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위치, 세 번째 방향은 러시아가 외교적으로 전쟁을 끝내도록 강제하는 강력한 패키지, 네 번째 방향은 경제적 측면"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것을 말할 수는 없다"고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외교적 대책으로는 전략적 균형추로 부상하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비서구권 국가)를 움직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를 글로벌 사우스 국가 중 한 곳에서 개최할 계획을 밝혔다.
러시아가 브라질,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자국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브릭스(BRICS) 회원국의 개입을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우크라, 러 내륙 타격할 수 있도록 해달라…러시아는 대규모 공격 강행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승전계획의 성공 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면서 러시아 내륙 깊숙한 곳을 공격하는 것에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현재 서방은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러시아 군사시설 타격까지만 허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와 유럽연합(EU)은 28일과 29~30일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이때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와 별개로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로켓 드론인 '팔랴니차'를 개발했으며 첫 자국산 탄도미사일 시험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완충지대를 마련한다는 명분으로 6일 수미주와 접한 쿠르스크주를 역침공했다. 지금까지 1294㎢에 걸쳐 100개 마을을 장악했고, 포로 594명을 잡았다.
안보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점령과 잡아들인 대규모 포로가 언젠가 시작될 정전협상에서 지렛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는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지 못한 채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방면에 병력 3만명을 재배치했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26일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개전 이래 최대 규모 공격을 감행한 데 이어 27일에도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
연이틀 이어진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에서는 최소 13명이 숨졌으며 50여명이 다쳤다. 또 키이우 외곽 드니프로강의 수력발전소 등이 공격받아 전력과 수도 공급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이에 더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의 병참기지로 사용되는 포크로우스크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 현재 포크로우스크에서는 피난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러시아가 도리어 우크라이나를 거세게 압박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침공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NYT는 "군사 분석가들은 지난 수개월간 우크라이나의 군사 지원이 이미 고갈됐다고 지적하며 동부전선에서 방어태세를 유지하면서 쿠르스크를 계속 공격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짚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8/28/202408280021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