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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2기' 출범 초읽기…우선 과제는 '인력 확충'

뉴데일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저조한 실적 등 갖은 논란을 뒤로 하고 2기 출범을 목전에 두고 있다. 새출발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또다시 '반쪽짜리 수사'로 연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분위기도 감돈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9일 8차 회의 끝에 최종 후보로 검사 출신 이명순(사법연수원 22기) 변호사와 판사 출신 오동운(27기) 변호사를 추천할 것을 의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들 중 한 사람을 지명하면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공수처장에 임명하게 된다.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은 2021년 1월 취임식에서 "공수처가 우리 헌정질서 속에 단단히 뿌리를 내릴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며 "공수처를 활력 있는 조직, 일하고 싶은 조직으로 만들겠다. 자유로운 내부 소통을 위한 수평적 조직문화도 구현하겠다"고 약속했다.

◆내홍 격화 '엑소더스'로 사실상 '개점휴업'…"인력 확충 급선무"

그러나 1기 공수처는 출범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한 것은 물론 오히려 내부 폭로 등 각종 내홍을 겪으며 사실상 '개점휴업'을 이어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공수처 내홍은 지난해 11월 공수처 소속 김명석 부장검사가 기고한 '정치적 편향과 인사의 전횡'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에 여운국 차장은 김 부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김진욱 처장도 김 부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면서 논란이 더욱 심화했다.

인력 부족도 고질적인 문제다. 공수처 출범 직후 임용된 1기 검사 13명 중 11명이 떠나고 단 1명만 연임에 성공했다. 임시직 신분 불안감에 지휘부 공백 장기화까지 더해 산적한 주요 수사에 제동이 걸려있는 상태다.

현행 공수처법상 공수처는 처장과 차장을 포함한 25명의 검사와 40명의 수사관을 둘 수 있고 행정 인력 정원은 20명이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공수처법 개정을 통해 인력을 확충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공수처 관계자는 "중앙행정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공수처가 행정 인력도 부족해 수사관들이 행정업무를 보는 경우도 파다했다"며 "조직 정상화를 위해서 인력 증원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 견제받는 공수처…"입법으로 보완할 때"

공수처 조직 난맥의 원인이 수사·기소권의 불일치에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같은 '반쪽짜리 수사' 문제는 최근 '감사원 간부 뇌물 의혹 사건'에서 대두됐다.

공수처는 지난해 11월 감사원 3급 공무원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사건을 검찰에 보내 공소제기를 요구했다. 현행법상 감사원 3급 공무원이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지만 기소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검찰에 사건을 송부한 것.

그러나 검찰은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사건을 반송했다. 검찰권을 견제하기 위해 출범한 공수처가 도리어 검찰로부터 견제를 받는 모습은 공수처 정체성을 뿌리째 흔들기에 충분했다.

현행법상 공수처는 대통령, 국회의장 및 국회의원, 대법원장 및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및 헌법재판관, 국무총리, 국가정보원·감사원·국세청 등 특정 정부기관 소속의 3급 이상 공무원, 장성급 장교 등 고위공직자를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반면 직접 기소 대상은 대법원장 및 대법관, 검찰총장, 판사 및 검사, 고위직 경찰에 한정돼 있다. 수사 대상 범죄도 직무유기, 피의사실공표, 공무상 비밀누설, 횡령·배임 등 직무와 관련된 범죄에 국한된다.

전문가들은 공수처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고 이를 이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관계자는 공수처를 '선장도 선원도 잃은 난파선'에 비유하며 "보다 과감한 추진력을 가진 리더가 있어야 공수처가 주요 수사기관으로서의 규모도 정체성도 갖출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짚었다.

그러면서 "보완 입법 등 여야와 함께 해결할 일이 많은 만큼 통찰력과 소통력까지 겸비한 지휘부가 들어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3/05/202403050027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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