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의원이 자신이 좌장으로 있는 포럼 출범으로 중앙 정치 무대에 복귀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이후 7개월 만으로, 총선 8개월을 앞두고 수도권 위기론 속 역할을 맡을지 주목된다.
나 전 의원은 내년 총선 출마에 말을 아꼈지만, 전당대회 당시 갈등을 겪었다가 막판 지원을 받은 김기현 대표는 '배지가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지원을 시사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24일 국회도서관에서 사단법인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창립 포럼을 열고 본격적인 중앙 정치 행보를 알렸다. 이 포럼은 국회사무처 소관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장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를 역임한 나 전 의원이 이사장을 맡았다.
수도권 다선 의원으로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 탈환을 위해 몸을 풀기 위한 전진기지인 셈이다.
다만 나 전 의원은 포럼 전 기자들과 만나 총선 출마를 위한 포럼 출범이 아니냐는 질문에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며 "그동안 지역에서 현장의 목소리에 집중해 왔다. 그 현장의 목소리에 집중하면서 대한민국의 내일을 위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됐고 그 내일을 함께 고민하는 전문가분들과 싱크탱크를 만들어서 앞으로 해법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고 답했다.
여권의 수도권 총선 위기론에 대해선 "수도권은 항상 위기이자 기회였다. 항상 어떤 선거 결과가 나올지는 선거까지 계속 지켜봐야 하는 것"이라며 "자만하지 않고 끝까지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최근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의원총회에서 당부한 '승선' 발언에 대해선 "오늘은 창립 포럼 자리"라며 "이 정도로 하자"고 말을 아꼈다.
이날 포럼 출범식은 나 전 의원의 선거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정치권 안팎의 약 400여명의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김기현 대표·윤재옥 원내대표·박대출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를 비롯해 당 현역의원, 원외 당협위원장이 자리했다. 정양석 전 사무총장, 김민수 대변인 등 이른바 '나경원의 사람'들도 참석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전당대회 당시 대통령실과 협의되지 않은 출산대책 발표와 정부 직책 임명 후에도 '당권 도전'을 시사하며 당 안팎으로 비판받았다. 그러다 국민의힘 새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열기가 더해가던 지난 1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김기현 대표 지지를 선언하며 당선을 도왔다. 김 대표는 포럼에서 '배지'를 언급하며 나 전 의원 출마에 힘을 세게 실었다. 당 일각에서 수도권 위기론이 재차 제기되는 상황에서 수도권 다선 의원에다가 인지도가 높은 나 전 의원의 총선 도전으로 활기를 되찾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축사에서 나 전 의원을 향해 "우리 국민의힘, 보수당의 그야말로 아이콘이고 최고의 리더"라며 "나 전 의원이 대한민국이 아니라 전 세계를 이끌 중요한 주제를 중심으로 포럼 발족했는데 커다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이 그(기후, 인구 문제 해결) 역할에 깃발을 들고 '나를 따르라' 했기 때문에 저는 열심히 뒤를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참석자들을 향해 "(나 전 의원이) 그렇게 하려면 배지가 필요하겠죠. 계급장이 있어야 일을 할 수 있다"며 "계급장을 멋지게 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최선두에서 앞장서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나 전 의원이) 포럼을 창립한다고 해서 왔더니 참석자가 많아 전당대회 출범, 창당, 대통령 출마 선언 출정식인 줄 알았다"며 "정말 성황이고 축하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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