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헌법재판소 판결에 대해 "국민이나 법조인 중 동의할 만한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민형배 '위장탈당'에… 한동훈 "헌재도 위법 인정"
국민의힘 소속의 법사위 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헌재는 지난 23일 검수완박 법안과 관련해 법안 처리 절차는 문제 삼았지만, 법안 자체는 유효하다는 앞뒤가 안맞는 판단을 내렸다.
지난해 4~5월 민주당이 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위장 탈당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을 안건조정위에 합류시켜 법안을 강행처리한 것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지만, 법률 자체는 무효로 판단하지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꼼수탈당에 의해서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킨 것이 표결권을 심각하게 침해했고 법률 위반이라는 점을 (헌재가) 인정했다"며 "민주당에서는 지금까지 꼼수탈당에 의해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킨 법안들이 계속해서 이어져 왔다"고 꼬집었다.
장 의원은 이어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향해 "지금도 그런 시도를 하고 있고, 헌재가 그것이 위법하다고 결정했음에도 이런 것들이 이어지는 것"이라며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 생각하지 않은가"라고 물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역시 "(위장탈당에 대해) 민주당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민 의원의 의원직 사퇴가 필요하다"며 "마치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리듯이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검수완박에서의 위장탈당은 더 이상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이에 "위장탈당 부분의 절차가 입법 과정에서 위법이라는 점을 헌법재판소의 결정조차도 명확하게 인정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그러면서 "국회법은 절차에 관한 법이고 절치가 핵심"이라며 "핵심을 어겼는데 유효하다는 결론을 상식적인 국민이나 법조인 중에 동의할 만한 사람이 있겠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이런 논리라면 성공한 쿠데타는 인정해야 된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한 장관은 "공감하기 어려운 논리"라고 답했다.
野 "시행령 바꿔야"… 한동훈 "검수완박 테두리 안" 반박
반면 민주당은 헌재가 검수완박에 대해 유효하다고 판결을 내린 만큼, 법무부가 추진한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에 대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수완박 법으로 인한 범죄 대응 공백을 우려한 법무부는 지난해 9월부터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을 시행했다. 이에 검사가 수사할 수 있는 2대 범죄(경제·부패)에서 마약·조직 폭력·직권 남용·보이스 피싱 등에 대해 수사를 할 수 있도록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하지만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국회 고유의 입법 사항이라는 것이기 때문에 (헌재가) 각하 판정을 했다. 장관이 오판한 건지,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건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이 유효로 확정된 것인데, 그 입법 취지를 존중해서 시행령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한 장관은 "그 법(검수완박) 테두리 안에서 만든 시행령이라고 작년 내내 이야기했다"며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중요한데 깡패, 마약 수사를 못하게 왜 돌려야 하는지 납득할 수가 없다. 국민이 그걸 바라느냐"고 따졌다.
한 장관은 이날 법사위 회의 출석 전에도 기자들과 만나 "오히려 이번 결정으로 저희가 개정한 시행령이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데 더 중요해졌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에서 이걸 원래대로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던데, 도대체 깡패·마약·무고·위증 사건을 수사하지 말아야 할 공익적 목적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시행령 개정 이후 실제 깡패·마약·무고 사건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고 많이 개선되고 있다"며 "왜 그걸 없애야 하고 왜 국민을 범죄에 노출시켜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질타했다.
한편 한 장관은 자신을 둘러싼 '사퇴론'과 관련해서는 "만약 이 결과가 4 대 5가 아니라 5 대 4였으면 이 법을 밀어붙이신 민주당 의원들이 다 사퇴하실 생각이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03/27/202303270015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