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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정부 기조와 다른 저출산 대책을 밝힌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내며 사실상 '해촉' 가능성을 시사했다.
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나 부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저출산 대책을 내놓은 데 대해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서 위원장인 대통령과 전혀 조율되지 않은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위원회의 일원으로서 납득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처사"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지난 8일 저녁 대통령실 취재진 사이에서는 이같은 대통령실의 불쾌감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장문의 글이 돌았는데 이는 대통령실이 내부에서 입장을 정리한 글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나경원 전 의원은 위원회 논의와 전문가 검증없이 언론에 발표해 국가 정책의 혼선을 초래했다"며 "더구나 저출산위원회는 한번도 열린 적이 없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차원에서 그 어떤 논의도 이뤄진 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국무총리실이 국정기조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발표를 강행한 것은 행정부의 일원임을 망각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수십조 천문한적 재정이 투입되는 저출산 정책이다. 예산 주무부서인 기획재정부마저도 예산 조달 방법과 예산 추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는 점을 들어 극구 반대한 개인 의견을 발표해 국민들께 심각한 혼란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내각으로부터 나 전 의원의 언론 발언의 심각성에 대해 보고를 받고 해당 정책에 대해 우리 정부의 정책 기조와 상반된 것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음에도 불구하고 그후 언론 인터뷰에 이어서 또 다시 페이스북 글을 올려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 '재정투임 부담도 크나 그 불가피성도 뚜렷한 것이 사실이기에 더욱 어려운 문제'라는 등의 주장은 반복하고 본인이 생각하는 정책을 굽힐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며 나 부위원장의 행보를 지적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가적 중대사인 인구 정책을 총괄하는 부위원장으로서 지극히 부적절한 언행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러한 일련의 언행은 수십조 원이 들어갈지도 모를 국가적 정책에 대해 정부의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공직자로서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처사"라고 사실상 '해촉'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의 일련의 처사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러워하고 있다"고 거듭 불편한 입장을 표명했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 5일 새해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혼부부에게 결혼자금을 대출해주고, 출산 시 이자와 원금을 덜어주는 정책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제도는 이자를 낮춰주는 게 핵심이었는데 이보다 과감하게 출산과 연계해 원금을 일정 부분 탕감해주는 제도를 고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나 부위원장이 제시한 저출산 대책 실현에는 연간 약 12조원의 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부연했다.
신혼자금 대출과 출산을 연계해 출산 시 이자 및 원금을 탕감해주는 '헝가리식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나 부위원장의 발표에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즉각 브리핑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안 수석은 "나 부위원장이 밝힌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하거나 면제하는 정책'은 본인의 개인 의견일 뿐 정부의 정책과는 무관하고, 오히려 윤석열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나 부위원장의 기자간담회 하루 만이었고 수석의 직접 브리핑은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지난 6일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나 부위원장의 저출산 대책 발표가 대통령에게 '중요한 안건'으로 보고됐고, 정부의 입장 정리가 필요해지면서 윤 대통령은 "적절하게 그렇게 대응을 하라"고 주문하기에 이르렀다.
다만 대통령실은 당대표 출마를 시사하는 나 부위원장을 '견제'한 것이라는 정치적 해석은 일축했다. 고위관계자는 "정치적인 것은 말씀드릴 계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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