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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언론사 기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황이 보도됐다.
29일 뉴스타파는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해 9월26일과 10월1일, 두 차례에 걸쳐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과 메모를 추가로 입수해 분석한 결과, 김 씨의 로비 대상에 언론사 기자들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뉴스타파가 공개한 정영학 녹취록의 일부다.
2020년 3월24일 자 정영학 녹취록에는 김 씨가 돈을 주기로 약속한 이른바 '약속 그룹'과 함께 익명의 '기자들'이 등장한다.
이날 대화에서 김 씨는 정 회계사에게 "너 완전히 지금 운이 좋은 거야"라며 "수사 안 받지. 언론 안 타지. 비용 좀 늘면 어때"라고 한다. 그러면서 김 씨는 "기자들 분양도 받아주고 돈도 주고, 응? 회사(언론사)에다 줄 필요 없어. 기자한테 주면 돼"라고도 한다.
2020년 7월29일 자 녹취록에서도 김 씨는 정 회계사에게 "대장동은 막느라고 너무 지쳐. 돈도 많이 들고. 보이지 않게"라며 "끝이 없어. 이놈 정리하면 또 뒤에서 뒤에서 숨어 있다가 다시 나오고"라고 한다.
김만배 "기자들은 현찰이 필요해"
이어 김 씨가 "오늘 (기자들이) 되게 많이 오는데"라고 하자 정 회계사는 "형님, 맨날 기자들 먹여 살리신다면서요"라며 김 씨에게 상품권을 건네는 정황이 나온다. 상품권을 확인한 김만배는 "와, 이 정도면 대박인데. 아이, 걔네(기자)들은 현찰이 필요해"라고 한다.
이에 정 회계사가 "아, 현찰로 할까요? 다음에는?"이라고 묻자 김 씨는 "아니야. 아니야. 그래서 내가 지금 하고 있어"라고 한다. 그러자 김 씨가 "걔네(기자)들한테 카톡으로 차용증을 받어. 그런 다음에 2억씩 주고. 그래서 차용증 무지 많아. 여기, 응? 분양받아준 것도 있어 아파트. 서울에. 분당"이라며 로비 액수와 방법까지 밝힌다.
2021년 1월6일 자 녹취록에선 김 씨가 "준공이 늦어지면 이익이 얼마 남니, 뭐니, 지역신문이나 터지면 어떻게 해. 응? 너랑 나랑. 응?"이라며 "지금까지 (기사를) 돈으로 막았는데…기자들 떠들면 어떻게 해"라고 한다.
이어 김 씨는 "지회도 떠들고"라고 하는데, 정 회계사는 '지회'란 단어에 '신문사 모임'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뉴스타파는 김 씨가 돈으로 관리하던 기자 모임인 '지회'가 실제 존재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라고 보도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2/12/29/202212290022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