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한다던 ‘캠프 낙하산’, 지금은 ‘낙하산 부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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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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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이은재 당시 한국경제당 대표가 범여권에 맞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지켜내겠다며 ‘혈서’를 쓰는 모습. 한국경제당 제공
“캠프에서 일하던 사람을 (공공기관의 장이나 임원에 내정)시킨다? 전 그런 거 안 할 겁니다.”
2021년 10월6일 윤석열 대통령이 보수 성향 시민단체가 연 초청 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1년2개월이 지났다. 결과적으로 빈말이었다. 정부 입김이 강하게 미치는 공공기관에 이어 금융권까지 캠프 출신 등 친윤석열 인사가 속속 ‘낙하산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2월12일 엔에이치(NH)농협금융지주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이석준(63) 전 국무조정실장을 내정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2차관 등 요직을 거친 이 전 실장은 ‘윤석열 캠프’의 좌장과 ‘대통령 당선자 특별고문’을 지낸 경력으로 ‘인생 이모작’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 지지 선언을 한 이팔성(78) 전 우리금융지주회장은 비엔케이(BNK)금융그룹 최고경영자 후보군에 포함됐다. ‘윤석열 캠프’ 금융산업지원본부장을 한 조준희(68) 전 기업은행장도 우리금융지주 회장 물망에 올랐다.
앞서 ‘윤석열 캠프’ 출신 ‘철도 전문가’ 최연혜(66) 전 의원은 한국가스공사 사장에, ‘새누리당 당직자 공채 1기’ 정용기(60) 전 의원은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에 내정(11월11일)된 뒤 임명됐다. 최연혜 사장은 1차 공모 때 ‘에너지 관련 이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탈락했지만 재공모 끝에 사장으로 입성했다. 2020년 4월 머리띠를 두르고 ‘윤석열 사수’라고 혈서를 쓰는 퍼포먼스를 중계해 논란이 됐던 이은재(70) 전 의원은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사장에 선임(11월1일)됐다. 그는 행정학 교수 출신으로 건설 쪽과는 거리가 멀다. 이 밖에 검사 출신 박주선(73) 전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취임식준비위원장은 대한석유협회 회장, 경윤호(57) 전 대통령실 정무2비서관은 한국자산관리공사 상임감사에 임명됐다.
대통령실은 “내부 추천위원회를 거쳐 검토한 뒤 임명돼 문제가 없고 전문성도 갖췄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