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빚내서 집 사라?…9년전 처럼 부동산 꽁꽁 '하락 본격화'
입력2022.10.08. 오전 9:00
수정2022.10.08. 오전 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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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매수우위지수 주간추이 /사진=KB부동산서울이 주택매수심리가 2013년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2013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침체기가 오면서 저성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빚 내서 집사라'는 정책이 본격화됐던 시기였으나 시장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매수심리뿐 아니라 집값 하락률도 9년 전 상황을 재연하고 있어 하락 국면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KB부동산 주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19.9로, 이 지수가 10대로 내려 앉은 건 2013년 9월 첫째주(18.7) 이후 9년 만이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매수자가, 낮으면 매도자가 더 많은 상태를 뜻한다. 현재 집을 사려는 사람이 거의 없어 매수심리가 바닥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수심리가 154.4로 치솟았던 2020년 7월 첫째주와 비교하면 2년 만에 180도 상황이 변한 셈이다.
2013년 당시에는 정부가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빚 내서 집 사라"던 정책이 등장했으나 시장은 움직이지 않았다. 매수우위지수는 10대를 유지했고 2013년 1월 첫째주에는 10 아래인 9까지 내려 앉았다.
지난달 26일부터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됐으나 매수심리는 요지부동이다.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18.1로 이미 지난달 마지막주(19.1)부터 10대로 떨어졌다. 5대 광역시는 10으로 지난달 마지막주(12.3)보다 더 내렸다. 경기도는 하락세에 접어들어 이번주 13.9를 기록했고, 인천은 벌써 10 아래인 8.6을 나타내고 있다.
집값 하락률은 이미 지난달부터 2013년 수준의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 하락률은 0.15%로 지난주(-0.18%) 대비 하락폭이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경기는 0.25%, 인천은 0.31% 각각 내렸다.
서울은 노도강을 중심으로 내림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번주 집값 하락률은 △노원구 0.43% △도봉구 0.29% △강북구 0.24%였다. 이외에도 동대문구(-0.34%)과 성북구(-0.23%), 중구(-0.23%), 양천구(-0.2%)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부동산은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아, 신고가가 나오고 있는데도 하락이 대세라고 인식되면 심리지수가 얼어버린다"며 "앞으로도 금리 상승할 거란 예상이 계속 나오면서 내집 마련을 하려던 사람이나 투자자 모두 연기나 보류하려는 심리가 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2013년 당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금리가 문제로 인상이 지속되면 비슷한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