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이 일본서 훔쳐온 고려 불상 소유권 누가 갖나…日사찰 측 "약탈 아니다, 돌려달라"

도둑이 일본서 훔쳐온 고려 불상 소유권 누가 갖나…日사찰 측 "약탈 아니다, 돌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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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 측 "왜구에게 약탈당한 불상 돌려받아야"
간논지 측 "500년 간 명확한 소유의사 아래 적법하게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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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對馬·대마도) 소재 사찰 간논지(觀音寺)의 다나카 세쓰료 주지승이 15일 오후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고법에 열린 고려 시대 금동관음보살좌상(불상)의 소유권 관련 재판에 참석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국 절도범들이 일본에서 국내로 들여온 고려시대 불상을 두고 한일 사찰 간 소유권 다툼이 벌어졌다. 법정 다툼의 대상이 된 금동관음보살좌상은 높이 50.5㎝, 무게 38.6㎏으로 14세기 초반 부석사에서 제작됐으나 고려 말이나 조선 초 왜구의 약탈·매매 등으로 일본에 건너간 것으로 추정된다.

15일 대전고법 민사1부(박선준 부장판사)는 충남 서산의 대한불교 조계종 부석사가 지난 2016년 절도범이 일본 쓰시마 간논지에서 국내로 반입한 금동관음보살좌상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유체동산 인도 항소심 공판을 진행했다.사건은 지난 2012년 10월 김모씨 등 문화재 절도단 4명이 일본 관음사 등에 침입해 관음보살좌상 등 불상 두 점을 국내로 들여오면서 벌어졌다.

앞서 지난 2017년 1월 1심 재판부는 결연문 등 여러 근거를 토대로 '왜구가 비정상적 방법으로 불상을 가져갔다고 보는 게 옳다'며 부석사 측 손을 들어줬고, 국가를 대리해 소송을 맡은 검찰은 항소했다.

금동관음보살좌상. 사진=문화재청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날 항소심 법정에서 부석사는 불상에 기록된 '1330년경 서주(서산의 고려시대 명칭)에 있는 사찰에 봉안하려고 이 불상을 제작했다'는 결연문을 토대로 "왜구에게 약탈당한 불상인 만큼 원소유자인 우리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간논지의 다나카 세쓰료 주지는 시효취득을 이유로 불상 반환을 요구했다. 불상이 도난되기 전 오랜 기간 불상을 소유 관리해왔으므로 소유권이 성립된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그는 "이 사건의 본질은 불법하게 한국으로 불상이 반입됐다는 것"이라며 "불상은 도난당할 때까지 500년 가까이 일본에서 우리가 명확한 소유 의사를 갖고 공공연하게 소유해온 만큼 일본 법으로든 한국 법으로든 우리 소유권이 성립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부석사 측은 간논지의 불상 적법 취득 여부에 의문을 제기했다. 부석사 측은 "종관이 조선시대에 불상을 일본으로 적법 취득한 경위와 관련한 서류나 기록이 있느냐"고 묻자, 다나카 주지는 "돌아가서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다음 재판은 8월 1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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