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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이런 딜레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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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용띠용

본인 광우병 때 집회나가는 애들 유난스럽게 봄

탄핵시위 나가는 사람들 저거 진짜 본인의 정치적 선택일까 의심함

 

다 지나고 보면 내가 승리자였다 할 수도 있는데

그걸 자랑스러워 하기엔

개인적으로는 스스로 난 걍 회색분자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듦

책임지지 않는 주변인밖에 안 되는 거 아닌가 싶음

 

정치적으로는 중도인데

걍 회색분자라기에는 또 내 소신과 가치관과 세계관은 확고한 편이고

정견을 글로 쓰거나 말로 나누는 데엔 또 적극적임

 

일제 시대였으면 나는 어떤 스탠스를 취했을까

요즘도 종종 생각해 봄

난 내가 친일이란 걸 안 할 수 있었을지

혹은 3.1운동에 함께한 이름모를 그 많은 조선인들처럼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동참했을지 자신이 없음

근데 또 나는 확신하건대 우리나라를 엄청 사랑하긴 함

그래서 윤동주 시인의 '쉽게 쓰여진 시'를 보면서

당연히 내가 비할 바는 아니지만 혹시 이 분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셨을까 생각을 많이 함

 

쉽게 씌어진 시
윤동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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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keV
    2021.11.18

    그 시대의 역사적 판단은 원래 후세에 이루어지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