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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박지현 “국민의힘 ‘젠더 갈라치기’는 실패…두고두고 부끄러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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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요셉 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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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영 논설위원의 직격 인터뷰 |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2030 여성 막판 결집은 분노 넘어 절박함의 표현
‘혐오 동원’ 전략, 다시는 선거에 등장해선 안 돼
민주당 쇄신 ‘쇼’ 되지 않도록 나부터 치열해질 것

정치에 ‘불꽃’ 이용? 디지털성범죄 근절에 정치 활용
취업난·주거 문제로 성별 상관없이 살기 힘든 시대
청년 여성·남성 연대해 기득권 구조와 싸워나가야

 

박지현. 1996년 강원 원주 생. 1월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영입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하고 ‘젠더 갈라치기’로 지지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던 시기였다. 당시만 해도 그의 합류 소식에 주목한 이는 많지 않았다. 2월 중순, 윤석열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바깥으로 벌어졌다. 이 후보의 패색이 짙어 보였다. 박지현의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전국의 유세 현장을 누비며 청년과 여성의 절박한 현실을 이야기하는 박지현의 목소리에 2030 여성들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3월9일 저녁 7시30분. 방송 3사의 대선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람들은 윤석열·이재명 후보의 0.6%포인트 득표율 격차에 놀라고, 성별로 뚜렷이 갈린 20~30대 연령층의 투표 성향에 또 한번 놀랐다. 2030 여성들의 막판 결집이 수치로 확인된 순간이었다. 박지현의 이름은 선거가 끝난 뒤 사람들 입에 더 자주 오르내렸다. ‘이재명은 졌어도 박지현과 청년 여성 표를 얻었다’는 말이 민주당 안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대선 나흘 뒤 박지현은 민주당의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됐다.

‘엔(n)번방’ 사건을 추적해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의 청년 저널리스트에서 원내 제1당의 비상지도부 사령탑에 오른 박지현을 지난 20일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는 상황이 부담스러운 듯, 민주당 사정이나 당무와 관련해선 눈에 띄게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비상지도부에 합류했다. 외부인으로 보던 정당과 내부자가 되어 겪은 정당의 모습이 어떻게 다른가?

“밖에서 본 민주당은 그저 170석이 넘는 거대 정당이었다. 1월 말부터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해 이재명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지만, 솔직히 당이 어떻게 조직되고 운영되는지 몰랐다. 비대위에 들어와 과분하고 부담스러운 직책을 맡은 뒤 당이라는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하나둘씩 배워가는 중이다.”

―정당 활동은 처음인가?

“당적을 가질 만큼 정치에 관심이 크지 않았다. 대학생이 된 뒤에도 활동가, 기자로 살았지 민주당이든 진보정당이든 당원이 되어보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정치를 하게 될 것이라고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말인가?

“‘추적단 불꽃’ 활동을 할 때 악플에 많이 시달렸는데, 그중에는 ‘이러다가 정치까지 한다고 나대겠군’이란 비아냥도 적지 않았다.”

―댓글에 상처받았나?

“오히려 결기 같은 게 생기더라. 정치가 뭔가? 사회를 바꾸려는 의식적 실천 아닌가. 그런 점에서 난 이미 정치를 하고 있었다. 꼭 여의도에 있거나, 특정한 정당에 적을 두어야만 정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불꽃’의 성과는 뜨겁게 호응해준 2030 여성들이 있어서 가능했다. 명성과 영향력 자체가 일종의 공공자산이었던 셈인데, 그 자산을 정치하는 데 사용한 것 아닌가?

“활동가 겸 기자로 일하며 한계를 많이 느꼈다. ‘불꽃’이 하던 디지털 성범죄 근절 활동이 성공하려면 내 목소리에 더 힘이 실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치에 ‘불꽃’을 이용한 게 아니라, 디지털 성범죄 근절에 정치를 이용하자는 생각이었다.”

―비대위원장이 된 뒤 당에 사무실과 차량, 수행·일정 비서를 요구했다는 익명의 당직자 글이 ‘여의도 대나무숲’에 올라왔다.

“사실이 아니니까 개의치 않으려 했지만, 왜 그런 근거 없는 소문이 나는지 억울하기도 했다.”

―20대 여성인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도 지난해 발탁 당시 ‘특혜’ 시비에 시달렸다.

“20대 여성이 청와대든 정당이든 중요한 직책을 맡는다는 것 자체가 아직 우리 사회에는 너무 낯설게 느껴지는 것 같다.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통용되었으면 좋겠다.”

―비뚤어진 능력주의 때문이라고 보나?

“학벌 중심 사회가 만든 부작용이 아닐까 싶다. 정치를 하는 데 있어서 대학을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어느 대학을 졸업했는지가 왜 중요한지 모르겠다. 중요한 건 진정성과 절박함, 공감 능력이라고 본다.”

―대선 때 굳이 민주당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함께 일하자고 제안해온 곳이 민주당이었다. 고민이 컸지만, 제안하신 분의 진심이 나를 움직였다.”

―정의당 같은 곳에선 제의가 없었나?

“정의당에는 이미 청년과 여성, 성폭력, 젠더 문제에 대해 치열하게 목소리를 내면서 싸우는 분들이 많지 않나. 굳이 내게 함께하자고 제안할 이유가 없었을 거다.”

―민주당도 청년·여성 목소리에 의식적으로 귀를 기울이는 것 같다. 하지만 ‘정치적 쇼잉 아니냐’고 의심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 시선이 있다는 거 안다. 부탁드리고 싶은 건 너무 빨리 판단하지 말고 지켜봐달라는 거다. ‘쇼’가 되지 않도록 나부터 치열해지겠다.”

 

―민주당이 ‘완패’의 문턱까지 갔다가 ‘졌잘싸’ 분위기를 만든 데는 박 위원장이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고들 한다.

“그렇게 얘기해주시니 감사함을 넘어 책임감을 느낀다. 하지만 거기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내가 평가하는 건 주제넘은 일 같다.”

―선거 막판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게 느껴지던가?

“유세 막바지엔 대학가를 주로 다니면서 청년의 꿈과 소망에 대해 이야기했다. 학생들이 많이 몰려드는 걸 보고 ‘뭔가 바뀌고 있구나. 정치가 배제했던 청년 여성들이 유세장에서 듣고 싶었던 얘기들이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서울 홍대 앞 유세에서 특히 그런 열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선거운동에는 얼마나 참여했던 건가?

“1월27일 당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시작했다. 선대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전국 유세 현장을 누볐다.”

―힘들거나 심적으로 부담스럽지 않았나?

“초반엔 추위 때문에 너무 고생했다. 하지만 새로운 경험이었고, 시간이 갈수록 에너지가 생겼다. 무엇보다 시민들과 소통하는 과정이 내게는 값지고 귀했다.”

―마이크 잡고 대중 앞에 서는 게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고선 쉽지 않은 일이다.

“큰 부담은 없었다. 중고등학교 때 학급 실장을 하고, 대학에선 학내 선거에서 선관위원장을 해 마이크 잡을 기회가 많았다.”

―송영길 대표가 서울 신촌에서 피습당할 때 현장에 함께 있지 않았나?

“함께 있었고, 눈앞에서 사건이 벌어졌다. 두려웠다. 마음을 가다듬고 내 발언을 준비해야 했다. 근데 사방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청년 당원들이 나를 에워싸더라. 내가 이렇게까지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인지 솔직히 감이 안 오더라. 두려움, 미안함, 부담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민주당의 성인지 감수성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고쳐야 할 부분은 없나?

“아직 말하기엔 이르다. 당사로 출근한 것도 이틀밖에 안 됐으니까. 더 만나고 들어봐야 판단이 가능할 거 같다. 게다가 워낙 거대한 조직이고, 연령대와 위계구조도 층층이어서 각각의 감수성 수준이 다를 거라고 본다. 천차만별이지 않을까?”

―2022년 대선은 젠더 이슈와 관련해 굉장히 퇴행적인 선거였다고 한다.

“일정 부분 동의한다. 남녀의 ‘성차’라는 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데 그걸 득표를 위한 ‘갈라치기’ 수단으로 활용하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다. 윤석열 당선자와 국민의힘은 두고두고 부끄러워해야 한다.”

―국민의힘의 젠더 갈라치기가 성공했다고 보나?

“성공하지 못했다. 결과가 말해준다. 심지어 국민의힘 안에서도 그 전략이 옳지 못했다고 비판하지 않나.”

―국민의힘에는 그동안 일방적으로 밀렸던 2030에서 50% 안팎을 득표한 건 대단한 거라고 자평하는 이들이 있다.

“차마 본인들 입으로 실패했다고 말하기 힘들 거다. 명백한 건 그 전략의 효과가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수준이 아니었다는 거다. 게다가 그건 혐오를 동원하는 전략이었다. 옳지 못한 전략이었고, 다시는 선거에 등장해서는 안 된다.”

―청년 여성 유권자들의 막판 결집도 눈에 띄었다. 무엇이 그들을 뭉치게 했나?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촉발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 성평등의 국제 비교 수준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뻔히 있는데도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하는 모습, 성폭력 무고죄 처벌 강화 같은 노골적인 여성 배제 공약을 내는 모습에 분노를 넘어 여성들은 실존의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나 또한 그랬다.”

―여성뿐 아니라 외국인, 특히 중국인에 대한 반감과 혐오를 드러내는 20대 남성들이 상당히 많다.

“기성세대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이재명 후보도 말했지만, 청년들한테 주어진 사회적 기회의 총량이 적다 보니 문제가 악화되는 거다. 쉽지 않겠지만 부단히 소통하면서 답을 찾아나가야 한다.”

―20대 남성 당사자들, 특히 언론 매체 등에서 발언권을 가진 이들은 ‘이대남’의 피해자 정서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무조건 ‘여혐’으로 몰지 말라는 것인데.

“취업난에 주거 문제까지 겹치면서 청년이라면 성별에 상관없이 살기 힘든 시대인 게 맞다. 청년을 위한 공감과 위로, 정책적 도움이 절실하다. 그러나 청년들도 자신이 겪는 어려움 대부분이 사회경제적 시스템과 견고한 기득권 구조 때문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외면하면 안 된다. 그걸 여성 탓으로 돌려선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병역 문제는 어떤가?

“남성이 군대 가야 하는 게 여성 탓이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할 20대 남성은 없을 거다. 그들이 겪는 희생에도 합당한 보상이 필요하다. 귀중한 시기에 시간과 노력을 국가를 위해 투자하는 거니까. 근데 이 문제를 ‘여자들 너네는 군대도 안 가잖아’ 식으로 화살을 돌리면 해결이 어려워진다. 우리는 연대해서 기득권 구조와 함께 싸워야 할 사람들이다. 소통하고 오해를 풀어야 한다. 그 역할을 하려고 한다.”

―남성들 사이에서 ‘페미니즘’이란 말 자체가 심각하게 오염돼 있다.

“페미니즘의 핵심 메시지는 ‘여성이 우월하다’가 아니라 ‘여성도 사람’이라는 거다. 같은 일을 하면 같은 급여를 받고, 밤길을 걷거나 공중화장실을 갈 때 불안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자는 거다. 차분히 대화하면 서로를 이해 못할 이유가 없다.”

―정당 활동을 계속할 생각인가?

“세상을 좀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고 싶다는 욕심이 내게는 있다. 다만 그게 반드시 정당 활동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선 결론을 못 내렸다. 정당 정치라는 건 동의를 조직하는 일 아닌가. 따라서 그걸 하고 말고는 오롯이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나의 말과 행동이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민주당이 ‘졌잘싸’ 분위기에 젖어 반성과 쇄신을 게을리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처절한 반성과 당의 쇄신, 정치의 혁신이 절실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당에 많다. 지방선거까지 민주당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청년, 여성, 저널리스트에 정당인 이력까지 추가됐다. 박지현의 정체성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게 뭔가?

“경중을 가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다만 비상체제인 민주당에 지도부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최대한 여기에 충실하려고 한다.”

―비대위원장을 제안받았을 때 부담스럽지 않았나?

“어떻게 선뜻 결정할 수 있겠나. 여러번 거절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가 전화해 맡아달라고 부탁하니 계속 고사하기가 어려웠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려고 한다.”

―정치가 뭐라고 생각하나?

“불완전한 다수의 지혜를 모아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 사회 문제를 찾아내고 공론화하는 게 기자의 일이라면, 정치인은 드러난 문제를 법과 제도로 해결하기 위해 동의를 조직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 누군가?

“앙겔라 메르켈.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지지를 만들어내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보면, 같은 여성이란 걸 떠나 정말로 본받고 싶어진다.”

 

 

 

윤석열 하는 짓 보면 맞는 말이기는 한데 박원순 빨아댔던 민주당 측에서 이렇게 말하니까 설득력이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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