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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사회적 책임 거부하면 이미 의사 아냐

뉴데일리

최근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계획에 의사(협회)들이 진료현장이탈, 사직서 제출 등 거부행위로 거세게 맞서며 중환자·응급 진료 등 심각한 의료공백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의사집단행동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현장복귀 촉구와 함께 면허정지 검토, 군의관·공보의 파견 등 카드로 강하게 대응하며 최악의 의료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국민 불편과 사회혼란이 가중되는 의사들의 파업행태에 국민들은 일부 납득을 하면서도 그들의 선민·특권의식과 오만함에 눈살을 찌푸리며 우려의 시각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러한 의료분란은 시장만능주의 의료체계 지향의 의사(단체)들과 그간 역대 정부가 공공병원·병상·인력 등 부족현상을 도외시한 패착이 어우러진 결과로 판단된다.

한국은 인구 1000명당 평균 의사 수가 2.6명으로 OECD 평균 3.7명에 비해 부족한 반면 의사급여는 최고수준으로 알려졌다. 그간 의사협회는 2000년 의약분업, 2014년 원격진료, 2020년 공공의대 신설 등에 반대한 파업·폐업투쟁으로 정부의 의료체계 개선을 가로막아왔다. 그 폐해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진자가 5000명을 넘자 마스크·병상·의료인력 부족사태 발생에 당시 문재인 정부가 취한 무대책이 이를 방증한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가 현 의료체계에 내재된 모순과 부조리를 타파하고 의료서비스기반 확충 물꼬를 트려는 의대정원 확대는 지극히 타당한 처방이라 할 수 있다. 대국민 건강·의료서비스는 외부효과(Externality)와 공공재 성격을 띠기 때문에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치학자 S.P 헌팅톤은 전문적 직업을 특정의 직업유형으로 명확하게 특성지우는 것은 장기교육과 경험에서 습득되는 전문기술(Expertise), 사회의 존립이나 기능유지에 필수적인 전문기능을 독점한 이들이 사회적 요구를 수행할 의무를 부여받는 책임성(Responsibility), 그리고 전문직업적 자격·능력기준을 정립하고 이를 적용·강제하는 통일체인 단체성(Corporateness)이라고 했다. 특히 사회적 책임은 공동체 운영유지에 필요한 건강, 교육 등에 독점적으로 종사하는 이들에게 국가가 부여하는 것으로 단순히 지적기능을 갖은 전문가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기준이다.

만약 의사가 사회적 책임을 거부하거나 반사회적 목적을 위해 전문직업적 기능을 사용한다면 그는 이미 의사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의사로서 업무에 대한 책임과 그 기능에 헌신하고 섭생의 법칙을 준수하겠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Hippocratic Oath) 때문이다.

화학자가 사회에 위해를 끼치는 방법으로 그 기능을 사용하는 경우 그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으므로 일개 화학자일 뿐 전문직업인이 아니라는 취지다. 때문에 의사들의 진료거부행태는 정당성 확보는커녕 국민적 지지를 받기도 쉬워 보이지 않는다.

전문적 직업인이자 전문자격을 가진 의사들에게 금전적 보수가 최고 가치이자 목적으로 자리매김했다면 더 이상 존경받는 집단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의사선생님 호칭은 공짜가 아니다. 금전적 보수는 공개시장의 매매나 직업상의 관습·법률에 의해 결정된다.

의사출신 소설가 A. J. 크로닌의 작품 ‘성채(城砦)’는 이즈음에 큰 울림을 준다. 한 청년이 의대졸업 후 탄광촌 협동조합에 의사로 취직하여 돈을 밝히는 의사가 되는 과정과 아내의 죽음을 계기로 의사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다는 스토리로 당시 영국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비판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대한민국은 구성원의 사적 이익추구가 보장된 나라이면서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는 나라다(헌법 제37조2항). 의사집단의 진료거부행태를 사회질서 교란(攪亂)행위로 간주해 대통령의 긴급명령권 발동 등의 조치도 가능한 것이다. 그럼에도 현 정부가 강압적인 행정권을 취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정부와 의사협회는 의료체계 선진화를 위해 공멸의 치킨 게임을 멈추고 상호 공생공존과 사회공동체 이익을 위해 합의 협상에 나서야 한다. 여야 정치권도 4월 총선을 의식한 의료정치 대신 선진 의료정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어 현 시국 중재와 타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3/12/202403120004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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