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부터 ‘엉터리’였던 탈원전
문재인 정부의 무지무능(無知無能)은 탈원전(脫原電) 정책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득 주도 성장과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황폐화시켰다. 그 중에서도 탈원전은 문 정부의 가장 엉터리 정책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6월 19일,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원전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원전 중심의 발전 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다”고 탈원전 선언을 했다. 임기를 시작한지 고작 한 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경주 지진과 세월호 참사를 예로 들어 원자력발전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며, 2011년 일본에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1,368명이 사망했다’고 말한 뒤, ‘가동원전 중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 가동을 연장하는 것은 선박운항 선령을 연장한 세월호와 같다’고 했다.
‘흑역사’로 기록될 ‘탈원전 선언’
문 대통령이 탈원전 선언을 하며 들었던 예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있기 전까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직접 사망자는 단 1명도 없었다. 2019년 1월 31일 발표된 일본 후생노동성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 사망이 인정된 사람은 1명뿐이다.
문 대통령은 2016년 3월 6일, <도쿄신문>이 피난 중 사망 등 간접적 피해를 포함한 ‘원전 관련 사망자 1,368명’이라는 기사의 제목만 가지고 엄청난 인명피해가 일어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일본 외무성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즉각 이의를 제기했고, 청와대는 실무진의 착오였음을 인정하는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대한민국 원전사에 있어 흑역사로 기록될 만한 사건이었다.
세월호 참사도 선박 연령과는 전혀 무관한 평형수 부족과 과적 등이 원인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도 문 대통령은 원전 연령과 선박 연령을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했다. 무지와 편견에서 비롯된 주장이 아니었다면, 그저 탈원전을 밀어붙이기 위해 유용한 에너지원인 원전을 괴물인양 선동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이처럼 탈원전은 출발부터 엉터리였다.
‘맹인(盲人) 막대질 하듯’ 추진한 탈원전
탈원전은 핵분열 원자로를 사용하는 원자력발전소의 가동 중지와 폐기를 추진하는 정책이다. 스리마일섬 원자력발전소,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이후에는 전 세계적으로 안전성 논란이 크게 일었다. 이들 사고로 인한 피해는 문 정부의 탈원전 기조가 꼭 틀렸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반론을 주장하는 이들이 내세우는 핵심 이유 중 하나다.
물론 더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대체 에너지원이 있다면 탈원전을 서둘러 추진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기존의 원전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고, 태양광이나 풍력, 조력 발전 등은 원자력 에너지를 대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탄소 제로인 원전은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또한 이전의 원전사고로 인해 공포심을 가질 수 있으나, 이는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는 게 정설이다.
문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며 국민적 합의는 물론, 사전 검토도 충분히 하지 않았다.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 조달 현실과 친원전으로 선회하는 세계적 흐름, 과학적으로 검증된 원전의 안정성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국가 경제를 뒷받침하는데 필수불가결하고, 안전보장과 깊이 결부돼 있는 에너지안보 정책을 ‘장님 막대질 하듯’ 추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영화 한편을 보고 탈원전을 결정했다’는 비판이 나왔던 것도 무리가 아니다.
‘비과학적 선동’으로 원전 불신 조장한 문재인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이전부터 ‘2060년까지 원전 제로를 추진할 것이며, 원전에 의존한 전력생산에서 완전히 벗어나도록 하겠다’며 탈원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문대통령은 탄핵정국이 한창이었던 2016년 12월, 원전 재난영화인 <판도라>를 관람한 뒤, ‘원전 추가건설을 막고 앞으로 탈핵, 탈원전 국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판도라(원전) 뚜껑을 열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니라, 판도라 상자 자체를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원전 타입에는 가압수형과 비등수형,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우리나라 원전은 ‘가압수형’이다. 가압수형의 경우에는 원전 내부에서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사고가 혹시 벌어지더라도 폭발성 산소가 나오는 방사성 분해와 동시에 수소분자와 산소분자가 결합하여 다시 물이 되는 재결합 반응이 일어나도록 설계되어 있어 수소폭발로 이어지지 않는다.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최악의 사태에서도 수소폭발로 격납용기가 터져 방사선이 외부로 유출될 일은 없다. 이는 1979년 3월 미국에서 발생한 스리마일섬(Three Miles Island/ TMI) 원전사고를 통해 실제로 증명되었다.
가압수형 원전을 사용하고 있던 스리마일섬의 원전사고는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와는 달리 피해가 거의 없었다.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사고가 일어났었다는 것조차 모르는 이유다. 우리나라와 원전 설계가 전혀 다른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재앙을 들먹이며 탈원전을 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비과학적인 선동인지를 알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영화 판도라를 관람하기 이전에도 탈원전 입장을 몇 차례 밝힌 만큼, 영화 한 편 보고 탈원전을 결정했다는 식의 비판은 온당치 않다. 그러나 영화 관람 후 원전의 위험성을 크게 부각시켜 국민 불안을 조장했다는 점에서, 그가 얼마나 원전에 대해 무지몽매(無知蒙昧)했고, 또 나쁜 대통령이었는지 잘 알 수 있다.
탈원전 범죄의 희생양이 된 월성 1호기
판도라를 보며 눈물까지 흘렸던 문 대통령은 해외에 나가서는 ‘한국 원전이 세계 최고’라고 주장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였다. 심지어 문 정부는 탈원전에 속도를 내기 위해 멀쩡한 월성 원전 1호기를 희생양으로 만드는 범죄까지 저질렀다. 약 7,000억 원을 들여 개보수한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기 위해 경제성 평가를 조작한 것이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핵 연료봉을 폐쇄 절차가 채 끝나기도 전에 제거해 버림으로써 대략 2조 5000억 원의 기회비용이 사라졌다. 월성 1호기는 설계수명상 2022년 11월까지 운영이 보장되어 있었다.
2018년 4월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월성 1호기 가동 중단은 언제 결정을 하냐?’고 참모들에게 물었다. 이에 참모들은 산자부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추진 방안과 향후 계획을 대통령비서실에 보고해 달라’고 했고, 산업부자원부는 ‘즉시 가동 중단’을 담은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렸다. 이 과정에서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월성 1호기는 조기 폐쇄하되, 다만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원전 영구정지 허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까지 약 2년간 한시 가동하는 방안’을 보고한 원전산업정책 과장 등에게 면박을 주면서 ‘즉시 가동 중단’으로 보고서를 다시 쓸 것을 지시했다.
백 장관은 새로 쓴 보고서를 받아든 채희봉 산업정책비서관은 바로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문 대통령의 질문이 있은 지 불과 사흘 만에 이루어진 일로, 외부 기관의 월성 1호기에 대한 경제성 평가가 시작되기도 전이었다.
백 장관과 채희봉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등은 정재훈 한수원 사장 등 관계자들에게 조기 폐쇄 의향을 담은 ‘설비현황조사표’를 제출하게 하고, 2018년 6월 15일 이사회 의결로 ‘조기 폐쇄 및 즉시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백 장관은 2021년 6월 30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었고, 현재 재판계류 중이다.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을 수사하다가 문 정권의 탄압을 받고 자리에서 물러난 윤석열 검찰총장은 1년 뒤에 ‘탈원전 폐기’를 공약으로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윤석열 정부의 탄생으로 ‘사불범정’(邪不犯正)이 실현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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