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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못막는 '슈퍼엔저' … 美日 금리차 못잡으면 위기 지속

뉴데일리

엔·달러 환율이 급락하며 34년 만에 달러당 엔화가 29일 장중 160엔을 찍었다. 일본 외환시장의 ‘방어라인’으로 여겨진 달러당 155엔을 돌파한지 불과 며칠 만이다.

앞서 일본 당국은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며 잇따라 구두 개입했다.

특히 전날(29일)에는 달러당 엔화 가치가 160엔에서 154엔까지 회복하며, 하루 사이 6엔이 줄어든 데 대해 일본 정부가 직접 개입을 단행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개입에 5조5000억엔(약 48조4000억원)이 사용됐을 수도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추가 일본 정부의 추가 개입이 있어도 엔저 방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인베스팅에 따르면 이날 달러당 엔화 시세는 장중 한때 160.2엔까지 치솟았다가 오후 들어 154.52엔까지 하락한 뒤 156.34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30일에는 156.86엔에 마감했다.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돌파한 것은 199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이후 엔·달러 환율은 오후 들어 4엔 이상 급락하며 150엔 중반대에서 거래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외환시장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일본 재무당국은 외환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서 "노코멘트 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일본은행이 공표한 당좌예금잔고를 토대로 "일본 관리들이 어제 엔화 지지를 위해 5조5000억엔을 썼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엔화 매수 개입을 하면 민간 금융기관이 일본은행에 맡기는 당좌예금으로부터 엔이 국고로 이동해 당좌예금이 감소하는데 이를 계산한 것이다

올해 1월 초까지만 해도 엔·달러 환율은 연초 달러당 140엔 수준이었지만, 지난달 150엔대로 급등했다.

지난 25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5.73엔을 기록하는 등 최근 1주일 동안 엔·달러 환율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당 155엔은 일본 외환시장으로 여겨지는 ‘방어 라인’이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지난달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고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연 0~0.1%로 인상했다. 일본은행은 이달 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시켰다.

지난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 발표 전에는 엔·달러 환율은 155엔대에 머물렀지만, 이후 사흘 만에 160엔선을 찍었다.

일본은행이 금융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당분간 완화적 정책이 이어진다는 예고가 나오면서 엔저가 예상됐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꺾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PCE 물가지수가 시장 전망치(2.6%)를 상회한 전년 대비 2.7%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면서 달러를 상대로 엔저 흐름이 가속됐다.

미·일 금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며 엔 매도·달러 매수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일본 정부의 실제 개입이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의 직전 엔 매수 개입은 지난 2022년 10월이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지난 26일 일본은행 회의 후 환율이 156엔을 돌파하자 정부가 환율 움직임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다시 160엔대를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국제 거시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달러당 엔화는 160엔으로 복귀가 거의 확실시된다고 분석했다.

씨티그룹 소속 애널리스트들도 엔화가 달러당 155~160엔 사이에서 요동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달러 강세가 장기화하면서 세계경제 위험을 초래하고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둔화)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강달러의 위험’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달 초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미 달러는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이에 일본 엔화와 한국 원화 가치는 역사적 최저치로 떨어지고, 이후 유로부터 위안화 등 다른 통화들도 폭락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주에 발표가 예정된 미국 4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약세를 나타낼 경우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엔화 가치는 반등할 수도 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4/30/20240430000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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