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전산자료 삭제 지침글’ 작성자 경찰 추적…윤희근 “구속까지 염두”

의료 파업을 하면서 병원 전산자료를 삭제해 시스템을 마비시키자는 내용의 인터넷 글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9일 의대생들의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 게재된 ‘[중요]병원 나오는 전공의들 필독!!’이라는 제목의 글의 최초 작성자를 추적 중이다.

해당 글에는 “인계장 바탕화면, 의국 공용 폴더에서 지우고 나와라. 세트오더(필수처방약을 처방하기 쉽게 묶어놓은 세트)도 다 이상하게 바꿔 버리고 나와라”라며 “삭제 시 복구 가능한 병원도 있다고 하니까 제멋대로 바꾸는 게 가장 좋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의료 시스템을 마비시키려는 목적으로 파업에 나서는 전공의들에게 병원 전산자료를 수정‧삭제를 권유한 것이다.

경찰은 해당 글 작성자를 업무방해교사 혐의로 수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도 소위 ‘가짜뉴스’ 형태의 유사한 사이버글들이 난무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뿐만 아니라 방통위 문체부 복지부 등 주시하고 있고 상응하는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 이와 관련한 112신고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무조건 코드1 이상으로 지령해 대응하도록 전국 일선까지 하달해 놨다”며 “필요에 따라서 서장이 직접 임장하거나 지구대의 최소 중간관리자급 이상이 이 사안 관장하도록 하고 다목적 기동대와 기동순찰대 등 가용 경찰력을 집중 투입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의 출근 및 업무 개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복지부와 합동 조사를 벌인다.

이날은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병원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한양대학교병원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등 8개 병원에 대한 협동 조사에 나섰다.

윤 청장은 “국민의 생명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경찰의 역할 대단히 중요하다”며 “명백한 법위반이 있고 확실하게 출석에 불응하겠다고 확인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개별 의료인에게는 체포영장, 전체 사안을 주동하는 분에 대해서는 검찰과 협의를 통해 구속수사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