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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272차례 입찰 담합' 군납 업체…수십억 과징금 취소 소송 패소

뉴데일리

정부가 발주하는 군 피복류 납품 사업에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담합했다가 과징금 처분을 받은 업체들이 이에 불복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시정명령·과징금 취소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함상훈 표현덕 박영욱)는 지난 15일 피복류 제조업체 한일피복공업과 권성석 전 삼한섬유 대표 등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처분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한일피복공업 등 6개 업체는 서로 가족관계 등으로 구성된 사업자로 2012년 6월~2017년 3월 방위사업청 또는 조달청이 실시한 272건의 물품보금 구매 입찰에서 사전 낙찰 예정자, 투찰가격 등을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이들 6개 업체는 한일피복공업을 중심으로 '한일 그룹'으로 불리며 하나의 조직처럼 운영됐다. 또한 입찰 과정에서 각 사업자들의 투찰가격을 0.1~0.3%의 비율로 차이를 두고 낙찰확률을 최대한 증가시키는 방법 등으로 총 272건의 입찰에 참여해 150건의 입찰에 낙찰을 받아 계약을 체결했다.

공정위는 2022년 3월 이들이 낙찰확률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외부적으로 경쟁관계인 것처럼 가장한 채로 입찰에 담합한 것으로 보고 6개 업체 중 제일피복공업(27억 9500만 원)과 한일피복공업(29억 1900만 원)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2022년 1월 초에 폐업한 삼한섬유에 대해서는 시정명령 없이 권성석 대표(31억 7800만 원)에 과징금을 부과해 이들 업체 2곳과 대표 1명에 과징금 합계 88억 9200만 원을 명령했다.

한일피복공업과 제일피복공업, 김경희 한일피복공업 대표, 권성석 전 삼한섬유 대표 등은 2022년 6월 시정명령·과징금 처분이 부당하다며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와 제일피복공업은 각각 지난해 3월과 6월 소를 취하했다.

재판부는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 명령에 대해 특별히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일 만한 사항은 없다"며 원고 청구를 기각 결정했다.

공정위는 준사법기관으로 공정위의 결정은 1심 판결에 준하는 효력이 있다. 불복하는 사업자는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도록 돼 있다.

재판부는 공동감면 신청 부분에 대해서 "이 사건은 다른 공동행위와 달리 입찰 담합에 해당하는 사건이고 입찰 담합에 참여한 각 회사들이 실질적 지배 관계를 이유로 해서 공동감면 신청을 하는 것은 공동감면 신청제도에 명백히 반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공정거래법령과 감면 신청 고시의 정신을 볼 때 입찰 담합에 있어서는 실질적 지배 관계를 이유로 공동감면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감면 제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과 공정거래법 시행령에 따르면 부당한 공동행위를 자진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할 경우 공정위가 시정조치와 과징금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2/18/20240218000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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