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상품거래소 금 보유량 '사상 최대' … 트럼프 관세 여파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보유량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전쟁의 여파로, 뉴욕 금 선물가격에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되자 '금 쏠림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5일 기준 COMEX의 금 재고량은 3970만온스로, 1992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약 1150억달러(166조원)에 달한다.

금 재고가 많아진 것은 지난해 12월 초부터 미국의 금 가격이 글로벌 벤치마크인 런던금속거래소(LME) 가격대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뉴욕 금 선물가격과 런던의 금 현물가격간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금의 운송과 보관에 비용이 들고 금융비용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의 전면적인 관세 조치에 금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번지면서 미국의 금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내 금이 훨씬 비싸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일부 트레이더는 미국 시장에서 금 공매도(숏포지션)를 청산해 가격 상승에 대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금 선물가격을 더욱 자극해 런던 시장과의 가격차가 더 벌어졌다.

가격차가 심해지자 트레이더들은 서둘러 미국으로 금을 들여왔다. 들여오기만 하면 런던 가격대비 훨씬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에 남는 장사였다.

이로 인해 뉴욕 시장의 금 재고량은 평소의 곱절로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시장 충격으로 재고가 정점을 찍었던 2021년 2월의 기록도 넘어섰다.

다만 지금은 이런 움직임이 거의 사라졌다. 런던 시장의 금 현물 부족현상도 완화됐으며 뉴욕-런던 시장간 가격차도 다시 줄었다.

COMEX로 유입되는 금의 양도 1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하루 100만온스가 넘었지만, 최근에는 약 20만온스 이하로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현재 프리미엄이 떨어지면서 혼란은 사라지는 듯하다"며 "일일 금 유입은 1월 말 100만온스 이상에서 지난주 20만온스 이하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