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얼굴 붉힌 젤렌스크, "미국민 존경...파트너 잃고 싶지 않아"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정상회담이 28일(현지시간) 고성 끝에 파국으로 끝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민을 존경한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로이터통신과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지원 없이는 러시아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이라는 파트너를 잃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이곳에 온 이유도 미래 협상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며 "현재 상황은 양국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솔직해야 한다. 잘못한 일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하며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시 동맹은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와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의 안전이 보장되기 전까지 평화 회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루비오 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이 결렬된 것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며 "굳이 적대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평생 수많은 협상을 성사시켜 온 인물"이라며 "협상 과정에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면 대화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J.D. 밴스 부통령의 발언에 반응한 방식도 문제 삼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밴스 부통령의 설명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반발하며 논쟁을 벌였다"며 "이후 대화가 정상 궤도를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우크라이나에서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며 "이 전쟁을 끝낼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지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고, 우리는 그에게 그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대면했지만, 격한 언쟁 끝에 합의 없이 회담을 마무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종전 방안을 거부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강하게 반응했고,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안전보장을 요구하며 맞섰다. 결국,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회담은 ‘노딜’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