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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 이 곳에서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서울대생 주최로 '탄핵반대 시국선언'이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50여명의 서울대생들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탄핵반대 시국 선언문을 큰 소리로 낭독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태극기와 함께 '불법탄핵 각하하라', 'stop the steal(부정선거 멈추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시국선언은 연단에 오른 학생들의 모두발언이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이후 자유발언을 하는 순서로 구성됐다. 첫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서울대생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인해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은색의 서울대 돕바(롱패딩 형태의 옷을 뜻하는 말) 차림을 한 그는 "12월3일 당시 비상 계엄령이 선포됐을 때도 국민들은 자유롭게 국회 앞에 모여 의사를 표현할 수 있었다"고 외쳤다. 이어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될 정도로 과도하게 제한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아크로폴리스 광장에는 서울대생뿐 아니라 일반 시민, 유튜버, 가족 단위 집회 참여자들이 섞여 있었다. 당초 예고된 '서울대 탄핵 반대 시국선언' 소식을 접한 다양한 시민들이 시국선언 현장을 찾은 걸로 보였다.
서울대 재학생 4명은 지난 11일부터 서울대 학부생과 대학원생, 졸업생을 대상으로 탄핵 반대 시국선언문의 서명을 받았다. 14일 기준으로 약 300명이 서명을 마쳤다.
이들은 '서울대학교 학우 여러분께 드리는 탄핵 반대 시국선언 촉구문'이라는 글에서 "처음엔 우리도 혼란스러웠지만 비상 계엄 이후 드러나는 여러 정황을 통해 대한민국 근간이 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선언했다.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서는 계엄 선포의 정당성도 언급됐다. 한 서울대생은 "계엄은 국가 비상사태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조치고 국가의 안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대통령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외쳤다. 이들은 "헌법에 명시된 권한이 정당하게 행사된 것을 위헌이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21학번 이서현씨는 연단에서 "표현의 자유가 존중돼야 한다"며 관중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탄핵에 반대하는 수많은 국민이 전국 곳곳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계엄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헌법이 국민에게 부여한 순수한 자유이자 권리"라고 부연했다.
이씨는 또 "계엄령에 대한 반응은 처음에는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계엄군이 선관위부터 들어갔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계엄령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납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계엄령에 내란죄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비상 계엄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논하는 것조차 입막음하려 하고 침묵을 강요하고 있다"고도 했다.
오후 12시쯤이 되자 점점 사람들이 늘어나 인산인해를 이뤘다. 아크로폴리스 광장 반대편에는 탄핵 찬성을 주장하는 대진연 등이 맞불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충돌에 대비하고 있었다. 탄핵 찬성 측과 반대 측 집회 사이에 신경전이 극에 달하자 경찰과 서울대 관계자들은 진입금지 테이프를 붙여 양측을 분리했다.
이어 시국선언에서는 민주당의 '법안 밀어붙이기' 행태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마이크를 잡은 서울대생은 "국민에게 위임 받은 입법부의 권한을 국민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닌 자신들의 정치적 용도로만 무차별적으로 사용하는 입법 독재 민주당을 규탄한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전 국민에게 25만 원을 준다는 민생회복 지원금을 취약계층에게 준다면 동의한다. 하지만 전 국민에게 세금으로 준다면 결사 반대한다"며 "이는 13조 원의 세금이 더 필요한데 우리가 다시 갚아야 할 돈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시국선언을 보고 있던 서울대 역사교육학과 재학생 이모(22)씨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기자의 말에 "헌재에서 어떤 판단이 내려질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2/17/202502170026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