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홈플러스, '윤석열 탄핵' 뱃지 달고 근무 … 논란 커지자 중단

국대 대형마트 체인인 홈플러스에서 직원들이 최근까지 '윤석열 탄핵' 뱃지를 부착한 채 마트를 찾은 고객들을 맞이한 것으로 확인됐다.

홈플러스 본사 사옥이 위치한 서울 강서구 등촌동 강서점에서는 직원들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 29일까지 '윤석열 탄핵' 뱃지를 부착한 채 마트를 찾은 고객들을 맞았다.

뱃지 달기 운동을 주도했던 노동조합은 온라인 등에서 논란이 확산되자 현재는 이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한 마트 직원은 "본조(마트산업노동조합)에서 떼라고 해서 뗐다. 우리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하라고 해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디시인사이드 홈플러스 갤러리에서 불매운동 개시글이 올라와 전체 검색을 하게 됐다"며 "일부 갤러리에서는 '(홈플러스에) 전화해서 (뱃지를) 못 달게 하자'는 글이 올라온 것을 확인했고, 이를 노조에 알렸다"고 전했다. 이어 "노조 측에서 우리가 피해를 볼 수 있으니 떼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홈플러스 고객센터가 마비된 상태라고도 설명했다. 직원은 "다른 고객들도 계산을 해야 하는데 계속 항의가 들어오면서 대기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뒷줄에서 기다리는 고객들까지 이중으로 항의하는 상황"이라면서 "계산 중 뱃지를 본 고객이 문제를 제기하면 논쟁이 시작되고, 이후 고객센터로 가 항의가 이어지는 패턴"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고객센터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고도 전했다.

등촌동에 거주하는 한 30대 남성은 "홈플러스가 윤 대통령 탄핵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회사가 정치 운동을 하는 것처럼 보여서 쇼핑하는 동안 마음이 불편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트에서까지 정치적 구호를 접해야 하는 것이 반갑지만은 않다"고 했다.

노동조합 차원에서 준비된 '윤석열 탄핵' 뱃지는 희망 조합원에 대해서만 교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직원은 "식당에서 '탄핵하겠다'면서 서명도 받고 동그란 것도 나눠주고 했었다"면서 "주도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서명도 하라고 막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압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막 하라고 그랬다"고 덧붙였다.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지난해 12월13일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마트노조 조합원들의 윤 대통령 탄핵 버튼 부착하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내란주범 윤석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탄핵 집회에 수많은 국민들이 함께 나서고 있다"며 "전 국민이 함께 하고 있는 윤석열 탄핵 운동에 함께 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1만 마트노동자들은 일상에서부터 윤석열 탄핵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해당 기자회견에서 마트노조 송보미 홈플러스 강서지회장은 "여의도에서 촛불을 드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의 분노를 일상에서 표출하겠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