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 부근에서 29일(현지시간) 밤 소형 여객기와 군 헬리콥터가 공중 충돌한 뒤 포토맥강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3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에는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 헬기에는 3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최소 18구의 시신이 수습됐으며 생존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상태라고 미국 CBS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전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항공이 운항하는 봄바디어 CRJ700 소형 여객기(5342편)는 캔자스주 위치타시에서 출발해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FAA는 이번 사고가 여객기와 시코르스키 H-60(블랙호크) 군용 헬리콥터의 공중 충돌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PSA는 아메리칸항공의 지역 노선을 운영하는 항공사로 주로 미국 내 단거리 항공편을 운항한다. 사고 여객기는 평소 약 70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으며 워싱턴과 인근 지역을 오가는 출퇴근 승객 등이 주로 이용한다.
사고 군 헬기는 통상적인 훈련 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시 기상 상황이 나쁘지 않았던 만큼 미 언론들은 사고 원인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블랙호크 기종은 창이 넓어 육안으로도 비행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는데 공개된 사고 영상을 보면 헬기가 여객기를 추돌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 연방수사국(FBI)은 CBS 뉴스에 이 사건을 범죄 사건으로 처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FAA는 이어 로널드 레이건 공항이 적어도 31일 오전 5시까지 폐쇄된다고 밝혔다.
레이건 공항은 미국 내에서도 가장 혼잡한 공항 중 하나로 꼽힌다. 사고 당시 영상에서는 충돌 직전 여객기와 헬리콥터뿐만 아니라 근방에서 또 다른 비행기의 불빛이 포착될 정도로 공역이 붐볐던 것으로 보인다.
소방 당국은 공항 현장에 소방차를 보내고 포토맥강에 보트를 띄워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고 당시 포토맥강 수온은 화씨 35.6도(섭씨 2도) 수준으로 알려졌다. 미언론들은 이 같은 수온에 추락했을 때 15~30분 후 저체온증이 발생하며 탑승객의 생존 시간은 최대 30~90분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우리 응급 구조대원들의 탁월한 작업에 감사한다"며 "그들(사고기 탑승자들)의 영혼에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탑승객 명단을 확보 중이며 아직 한국인 탑승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영향을 받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마음을 전한다"고 애도 메시지를 발표했다.
한편 이번 사고는 2009년 2월 뉴욕주 버펄로에서 발생한 콜건항공(Colgan Air) 추락 사고 이후 16년 만에 미국에서 발생한 상업 항공기 사고다. 당시 콜건항공 3407편 여객기는 뉴저지주 뉴어크 공항을 출발해 버펄로 공항으로 향하던 중 버펄로 인근 클라렌스 주택가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현지 주민 1명을 포함해 50명이 사망했다.
미국 내 마지막 항공기 사망 사고는 2018년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에서 기내 압력 문제로 인해 승객 한 명이 창문 밖으로 빨려 나가 숨진 사건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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