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식 취임으로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이 더 많은 제품을 수입하겠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애의 손짓을 보냈다.
블룸버그통신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딩쉐샹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21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무역흑자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균형 잡힌 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더 경쟁력 있고 품질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수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 경제 발전의 중요한 엔진"이라면서 "지난해 중국 경제 운영은 총체적인 안정을 유지했고, 안정 속에서 진전됐으며 5%의 경제성장을 이뤄냈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국 개방의 문호는 닫히지 않고 더 넓게 열릴 것이며 우리 비즈니스 환경은 더 나아질 것"이라면서 "더 많은 외국 기업이 중국에 와서 투자하고 발전하기를 바라며 중국의 (발전) 기회를 공유하고 더 나은 발전을 실현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중국이 수입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고 전체 관세 수준이 7.3%로, 전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부각했다.
그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과 달리 취임 첫날 중국에 대한 신규 '관세 폭탄' 조치를 내놓지 않은 뒤 나왔다.
다만 딩 부총리는 어떤 국가의 제품을 더 수입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중국은 수출이 기록적으로 증가해 무역흑자 규모가 전년대비 21% 증가한 7조600억위안(약 1421조원)에 달했다.
딩 부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을 거론하지 않은 채 "보호무역주의는 출로가 없고,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경제 글로벌화는 이익 배분 과정에서 갈등과 견해차를 초래할 수 있지만, 이는 경제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기회를 활용해 경제 글로벌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보편적인 혜택으로 발전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포용으로 힘을 모아 경제 글로벌화를 더 활력 있고 더 포용적이며 더 지속가능한 새로운 단계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딩 부총리는 "우리는 소통과 협상을 통해 윈윈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고 경제 글로벌의 '파이'를 더 크게 만들고 배분을 더 잘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다자주의는 세계평화를 수호하고 인류발전을 촉진하는 정도(正道)이자 세계 어려움과 도전을 해결하는 황금열쇠"라며 "우리는 다자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국제 사안과 연관해 권력의 평등, 기회의 평등, 규칙의 평등을 수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포럼 주제가 '지능형 시대의 협력'로 잡힌 가운데 딩 부총리는 무분별한 AI 개발의 위험성도 제기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그는 "AI는 알리바바의 동굴 속에 숨겨진 보물처럼 엄청난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는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각국이 AI를 놓고 혼란스러운 경쟁을 계속한다면 '회색 코뿔소(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가 곧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공식 서열 6위인 딩 부총리는 중국 부총리 4명 가운데 상무(常務)부총리로, 권한이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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