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약 2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팬 카페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자 강성 지지층과는 선을 긋고 중도 확장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6일 팬 카페에 "삼삼오오 광장으로 퇴근하는 여러분도 그렇겠지만 저도 덩달아 챙겨야 할 일이 참 많아졌다"며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아쉬운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비상한 시국이니만큼 업무에 주력하겠단 각오로 생각해 달라. 주민으로 경청하고 늘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장직을 내려놓는 이유로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등 혼란스러운 정국을 이유로 든 것이다.
이 대표가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놓은 것은 2022년 4월 카페 이장직을 맡은 이후 약 2년 8개월 만이다.
'재명이네 마을'은 이 대표 강성 지지층 '개딸'(개혁의 딸)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다. 이날 기준으로 약 20만8000명이 모여있다. '재명이네 마을'은 이 대표가 2022년 6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도전 후 정치적 발판을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이 대표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다만 강성 지지층 내에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을 향해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비명계를 부르는 말)이라고 칭하며 문자 폭탄을 보내는 등 건전한 여론 형성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에 비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대표에게 강성 팬덤 문제를 지적하며 이장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당시 SNS 등을 통해 내부 공격을 자제해 달라면서도 이장직은 그대로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 대표의 움직임을 두고 중도층을 향한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뉴데일리에 "이 대표가 당권을 장악할 때는 강성 지지층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이 대표가) 중도를 확장하고 민심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이장직을 유지하는 것이 이 대표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이 대표의 행보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대선 일정에 돌입했다고 평가했다.
최 정치평론가는 "최근 이 대표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관계자를 만나는 등 사실상 대권 행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주한미국상홍회의소 관계자들과 만나 재계가 우려하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재점검을 약속하는 등 '친기업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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