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각) 하워드 루트닉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 CEO 겸 정권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차기 행정부 상무장관으로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는 우리의 관세 및 무역 의제를 이끌고,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대한 추가적인 직접 책임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루트닉 위원장에 대해 "트럼프-밴스 인수위원회 공동의장으로서 미국 역사상 최고로 훌륭한 행정부를 만들기 위해 가장 정교한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루트닉 위원장은 그간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스콧 베센트와 함께 차기 행정부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됐으나, 이날 상무장관으로 깜짝 발탁됐다.
베센트와 루트닉 위원장간 경쟁이 과열되자 트럼프 당선인이 새로운 후보군 물색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고, 루트닉 위원장의 내각 진입도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다른 선물을 안겼다.
그간 상무장관 후보로는 린다 맥마흔 인수위 공동위원장(전 중소기업청장)이 유력하게 거론됐고, 지난 행정부 관세정책 설계자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의 이름도 나왔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루트닉 위원장이 상무장관으로 임명될 것이란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강경한 대중 정책을 다짐하고 있는 가운데 루트닉 위원장은 상무부를 맡아 대중 압박 정책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상무부는 첨단기술 수출통제, 무역 규제 등을 담당하며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보조금 결정도 상무부 소관이다.
악시오스는 "상무부는 트럼프가 실행하겠다고 공약한 관세를 이행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되며 루트닉은 이러한 정책을 적극 지지해왔다"고 평가했다.
실제 루트닉 위원장은 월가 출신임에도 트럼프 당선인의 공격적 관세정책에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9월 CNBC 인터뷰에서는 "관세는 대통령이 사용할 수 있는 놀라운 도구이며 우리는 미국 노동자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루트닉 위원장은 강력한 암호화폐 지지자이기도 하다. 그가 운영하는 캔터 피츠제럴드는 암호화폐사인 '테더'의 은행 업무를 맡고 있다.
루트닉 위원장은 1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좋아하는 회사가 있다. 그 이름은 테더"라며 "나는 그들의 많은 자산을 관리한다"고 말했다.
억만장자로 평가되는 루트닉 위원장은 뉴욕 출신으로, 1983년에 캔터 피츠제럴드에 입사했고, 29살에 CEO로 올라서면서 '샐러리맨 신화'를 쓴 입지전적 인물이다.
2001년 알카에다에 의한 9·11 동시다발 테러 당시 그가 이끌던 캔터 피츠제럴드가 테러 공격으로 무너진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빌딩에 입주해 있었기에 그는 뉴욕 근무 직원 960명 가운데 친동생을 포함해 658명을 잃는 비극을 겪었다.
아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출근하느라 화를 면했던 그는 회사가 문을 닫을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회사를 재건시킴으로써 미국 사회에 9·11 극복을 상징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캔터 피츠제럴드 펀드'를 설립해 9·11 희생자 유족과 자연재해 희생자 유족을 돕는 자선사업도 벌였다.
트럼프 당선인과는 30년 이상 알고 지냈으며 트럼프 당선인이 진행하던 TV쇼 '어프렌티스'에도 출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자금모금행사를 주최하며 트럼프 당선인 곁을 지켰고, 8월 일찌감치 인수위 공동위원장으로 발탁됐다. 선거 승리 이후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차기 내각 인선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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