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이재명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 … '거짓된 삶'에 철퇴

대장동 개발 사업의 핵심 실무자와 해외출장 중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30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고 이 대표에 징역1년에 집행유예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에게 허위 사실이 공표되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다"며 "민의가 왜곡되고 민주주의가 훼손된다는 점에서 죄질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한 "이 사건은 이 대표에게 제기된 의혹이 국민적 관심사인 상황에서 '해명' 명목으로 이뤄졌고 방송매체로 파급력도 컸다"며 "표현의 자유를 고려해야 하지만 일반 선거인들이 잘못된 정보를 취득해 민의를 왜곡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법원, 고(故) 김문기 처장 관련 허위사실공표 혐의 "일부 유죄"

재판부는 이 대표가 대선을 앞두고 지난 2021년 방송사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의 핵심 실무자로 알려진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해외출장 중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부분을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이 대표는 해당 인터뷰에서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던데 제가 확인을 해보니까 전체 우리 일행, 단체사진 중 일부를 떼 내 가지고 이렇게 보여줬더군요. 조작한 거죠"라고 언급했다.

재판부는 "발언 표현 및 내용과 전체적 취지 고려하면 전체적 취지는 '국민의힘이 마치 이 대표가 골프를 친 것처럼 단체사진을 4명으로 조작했다'로 판단된다"고 했다.

또한 "▲'골프'와 '조작'이란 단어가 주는 인상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 조작한 거죠'라는 발언의 호응관계 등을 보면 일반 선거인에게 골프 발언은 '해외출장 중 고 김 처장과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허위 사실로 판단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재판부는 "해외출장 중 공사 직원은 고 김 처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뿐이었으므로 함께 골프친 행위가 기억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며 "고 김 처장은 대장동 관련 핵심 실무책임자로 이 대표의 발언처럼 대장동 의혹에 대한 이 대표의 대응에 관여하고 사망 전까지 관련 조사를 받아온바 (고 김 처장에 대한) 기억을 환기할 기회의 시간이 충분하다고 볼 점 등을 종합하면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고 김 처장에 관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 중 '성남시장 재직 시 김문기의 존재를 몰랐고, 도지사가 된 이후 공직선거법위반으로 기소된 다음에 김문기를 알게 되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몰랐다'는 발언이 구체적인 교유행위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국토부의 협박" … 백현동 관련 허위사실공표 혐의도 '유죄'

백현동 관련 허위사실공표 부분에 대해서도 백현동 부지 용도지역 변경은 이 대표 스스로 검토해 변경한 것이라고 판단해 유죄가 선고됐다. 국토부의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2021년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 협박으로 백현동 개발 부지 용도를 상향 조정했다'는 취지로 허위 답변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백현동 부지에 대한 준주거지역으로의 용도지역 변경은 성남시의 자체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할 것이고, 이는 성남시장인 이 대표가 스스로 검토하여 변경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나 성남시 담당 공무원들이 국토부 공무원들로부터 이 사건 의무조항에 근거해 용도지역 변경을 해주지 않을 경우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을 당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한 2021년 10월경부터 백현동 부지에 대한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이 대표가 백현동 발언 당시 미리 패널 등을 준비하면서 대응한 점을 들어 적극적인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현행법상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사건에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아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잃게 되고 향후 5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된다. 또한 지난 대선 당시 선거 비용으로 보전받은 434억여 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이 대표는 이날 주문이 낭독되자 재판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재판이 마친 이후에도 한참 재판부 쪽을 바라봤다. 이후 옅은 미소를 지으며 변호인들과 악수를 나눴고 방청객들의 퇴정을 기다리며 휴대전화를 살피기도 했다.

이후 법정 앞에서는 취재진에게 "오늘의 이 장면도 대한민국 현대사에 한 장면이 될 것"이라며 "현실 법정은 아직 두 번 더 남아있고 민심과 역사의 법정은 영원하다"고 말했다. 그는 "항소하게 될 것"이라며 "기본적인 사실 인정부터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결론"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