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전반기 임기를 마무리하고 후반기를 맞았다. 윤석열 정부는 '공정과 상식',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출범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과감히 폐기하고, 24조 원 규모의 체코 원전을 수주하는 등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연 점은 최대 업적으로 꼽힌다.
또 문재인 정부가 파탄 낸 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 '셔틀 외교'를 복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미일 3국 결속을 강화해 안보를 굳건히 다졌다.
4대 개혁(의료·연금·노동·교육)과 저출생 문제 해결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의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국정 운영 동력을 크게 상실했다.
집권 30개월 만에 지지율이 레임덕을 넘어 '브로큰덕'(broken duck) 수준인 10%대까지 추락했다. 임기 중반을 넘기기 전 10%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임기 중간 시점인 집권 3년 차 2분기 기준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율이 34%, 이명박 전 대통령 49%, 박근혜 전 대통령 36%, 문재인 전 대통령 45%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통해 김 여사와 명 씨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국민께 사과하고 고개를 숙여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과가 구체적이지 않고, 김 여사를 지나치게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야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여권 일각에서 요구한 전반적인 국정 쇄신 방안도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윤 대통령은 "제2부속실장을 임명했다"며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치권 핵심 관계자들은 윤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식물 대통령'이 되지 않으려면 당정 갈등을 해소하고, 4대 개혁을 비롯한 핵심 정책 분야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과반 의석을 보유한 거대 야당과의 협치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연금·의료·노동·교육개혁과 인구 위기를 극복하는 저출생을 위한 개혁, 즉 4+1 개혁은 민생과 직결된 것"이라며 4대 개혁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당정 갈등에 대해선 "당정 소통도 강화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유능한 정부, 유능한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며 "국민 여러분의 뜻은 겸허히 받들어서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쇄신에 쇄신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한미 관계, 한미일 관계에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윤 대통령이 다시 외교력을 발휘해 안보를 탄탄히 다져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새롭게 들어설 워싱턴의 신행정부와 완벽한 한미 안보 태세를 구축해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튼튼하게 지킬 것"이라며 "한미동맹의 안보, 경제, 첨단 기술 협력을 더욱 고도화해 우리 청년과 기업이 뛸 수 있는 세계 운동장을 더 넓히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다"며 "그런 인식에 기반한 변화와 쇄신을 시작했고 앞으로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를 통해서 우리가 국민 신뢰와 신임을 얻도록 치열하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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