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야심 차게 준비한 '첫 장외 집회'에 일반 국민의 호응이 예상했던 것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당내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론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로 불리는 한 민주당 의원은 4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결국 이재명 대표 지지층과 강성 지지층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을 해서 모였는데 정권 탄핵에 대한 위력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었다"며 "당내 의원들도 몇몇 안 나온 것 같은데 당의 핵심 지지자뿐 아니라 라이트한 당원들도 나올 수 있는 노력이 더 필요했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서울역과 숭례문 일대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민주당은 전국 당원들에게 소집령을 내리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집회 이틀 전에는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전화 통화 녹취록을 틀고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등 분위기를 띄우고 당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첫 번째 장외 집회에서 10만 명 집회 신고를 하는 등 구름 인파로 위력을 보이겠다는 의욕도 보였다. 민주당은 보도자료를 통해 30만 명이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2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서울역 부근에 2만8000명가량이 머물렀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1만7000명에서 2만 명 내외가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이 주장한 숫자의 '15분의 1 수준'이다.
현장에 모인 집회 참석자들은 대부분 민주당 강성 당원이자, 이 대표 지지자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의 무죄 탄원서 사인을 받는 인사들도 있었다. 무죄 탄원서 피켓을 들고 이 대표를 연호하는 등 대부분이 이 대표의 지지층으로 보였다는 것이 현장 참석자의 전언이다. 김건희 특검과 이재명 무죄 구호가 뒤엉키기도 했다.
대부분 민주당의 상징 색인 파란색 옷이나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있었다. 민주당 깃발을 든 사람도 다수였다. 집회에 참석한 한 인사는 "당원들의 힘을 보여주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집회 인파를 통해 탄핵의 동력을 시험해 본 민주당의 심경은 복잡하다. 대외적으로는 30만 명이 왔다고 주장했지만, 기대치에 크게 미달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기조는 장외로 나가 시민들을 끌어모아야 하는 탄핵보다는 '특검'과 '개헌'을 중심으로 한 원내 공세 우선 전략으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특검은 필연이다. 지금까지 제기된 온갖 의혹에 대해 진상을 철저하게 밝히고 투명하게 털어내는 것이 보수 괴멸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며 특검법안 처리 의지를 다졌다.
이 대표의 재판 결과가 이달 연이어 나오는 점도 부담이다. 오는 15일 공직선거법 재판과 25일 위증교사 재판 1심 결과가 나오는데, 결과에 따라 향후 전략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원로 인사는 뉴데일리에 "당선 무효형이라도 나오는 날에는 탄핵은 고사하고 지금 밀어붙이는 특검에도 이전만큼 힘이 실리지는 못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윤석열이 싫다고 다음 차례가 이재명일 것이라는 2진법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당은 민주당의 이번 장외 집회가 결국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희석하기 위한 '방탄 전략'이라고 지적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범죄를 숨기고 이재명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시민들이 촛불을 들지 않을 것"이라며 "범죄 혐의자 이재명 민주당의 헌정 중단의 시도를 우리 당이 당당하게 끝까지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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